“축구 조직력으로 병원경영”

대표팀 주치의 출신 임영진 경희대병원장

처음에는 의외라는 반응이 많았다. 그도 그럴것이 22대 임영진(58) 경희대병원장의

전임 병원장은 임 병원장보다 5년 선배다. 연공서열로 따졌다면 임

병원장의 선배 중 한 분이 병원장 자리를 맡았어야 했다. 지난 5월 임 병원장에게

공이 왔을 때 임 병원장 자신도, 주변에서도 파격이라는 반응이었다.

“축구에서 익힌 조직력을 접목할 것”

임 병원장의 축구 사랑은 그를 아는 사람은 누구나 인정한다. 그의 의사 인생도

축구 사랑에서 시작했다. 이회택 선수의 팬이었던 그는 이 선수를 만나려면 축구

대표팀 팀닥터가 되는 길이 빠르다는 말에 의대 진학을 결정했을 정도. 7살 때부터

시작한 축구는 의사가 되어서도 한 번도 놓지 않았다. 결국 2001년 축구 국가대표

팀닥터가 된 후 대표팀 선수들과 감독의 몸은 물론 정신적인 아픔까지 어루만지는

형 같은 존재가 되었다.

“단지 부러진 다리를 회복시키는 의사이기보다 경기에 나가지 못하는 후보의

아픔, 부상으로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한 부상선수의 아픔을 달래주고 싶었다”고

말하는 임 병원장. 신경외과 전문의이면서 그가 이런 ‘사이코 테라피’까지 동원하면서

10년 가까이 국가대표 팀닥터로 활약한 건 자신도 그라운드를 누빈 선수경험이 있기

때문.

그가 축구에서 얻은 가장 큰 열매는 개인의 저 잘난 능력이 아닌 어우러짐, 즉

조직력이다. 그는 이런 조직력을 경희대병원 운영에도 적용할 생각이다. 임병원장은

“혼자만 잘한다고 성공할 수 없다”며  “선수 각자가 자기 포지션에서 최선을

다할 때 좋은 결과를 내듯이 병원 직원들도 자기 역할에 충실하면 된다”고 말했다.

“자기희생이 깔린 나를 따르라”

하지만 무턱대고 열심히 하라 한다고 목표가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임 병원장은

‘중대장론(중간 지휘관)’이라는 말을 꺼냈다. “ROTC 시절 경험한 것인데 소대원(병원

직원)들에게 무조건 나를 따르라고 하면 아무도 진심으로 따르지 않는다”며 “내가

먼저 모범을 보인 후 같이 가자고 하면 경희대병원의 잠재력을 봤을 때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임 병원장.

임 병원장은 직원들의 소통을 위해 8층 병원장실 문을 항상 열어놓겠다고 취임사에서

밝혔다. 언제든지 소통의 장을 열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위엄 있는 병원장의

모습보다 먼저 가서 인사하고 악수하는 스타일이 되겠다는 것이다.

“3차 병원 유지는 경희대병원의 사명”

경희대병원은 현재 3차 병원 유지에 차질이 생길까 위기의식이 상당하다. 실제

평가에서 경희대병원의 A급 질환은 3차 병원의 기준에 2~3%정도 부족하다. 임 병원장은

이 대목에서 불만을 털어놨다. 3차 병원을 정하는 기준이 너무 기업화, 대형화, 글로벌화에만

치우쳐 있다는 것이다. 경희대병원을 비롯한 많은 대학병원이 각각 특장을 갖고 있는데도

이런 부분은 무시하고 덩치 큰 병원만 인정하는 분위기는 정말 다시 생각할 문제라는

것.

임병원장은 특히 “경희대병원이 서울 동북부의 유일한 3차 병원이기 때문에 만약

3차에서 2차 병원으로 조정된다면 병원 직원 뿐 아니라 지역 주민의 상실감도 무시하기

힘들 것”이라고 경계했다.  

임 병원장은 경희대병원이 3차 병원으로서의 지위를 꿋꿋이 유지하기 위해 의료

질 향상과 연구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다짐을 보였다. 그의 임기(2년) 내 암센터 건립,

의료 장비 교체와 응급센터 리모델링으로 환자들이 편하게 느끼는 진료 환경을 만들겠다는

구상도 하고 있다.

 

손인규 기자 ikson@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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