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거리응원이 정신건강에 좋은 까닭?

사회적 유대감 생기고 자존감 올라가

월드컵 축구대회에서 나이지리아전이 기다려지면서 가슴이 뛰는가. 다른 사람과

함께 응원하는 현장의 모습이 눈앞에 아른거리는가. 그렇다면 ‘진정한 축구팬’일

가능성이 크다. 이런 ‘스포츠 사랑’이 사회적 유대감을 강화시키며 마음을 건강하게

해준다는 연구결과가 미국 일간지 USA투데이 등에 소개됐다.

미국 인디애나 대학교의 에드워드 허트 박사는 “사람들이 스포츠팬이 되면 팀에

대한 소속감과 동료 팬들과의 유대감을 갖게 된다”며 “다른 사람과 함께 한 팀에

몰입하는 느낌을 공유하는 것은 사람들을 특별한 방식으로 잇는다”고 설명했다.

혼자가 아니라, 우리라는 느낌이 정신을 건강하게 만든다는 것.

또 자신이 응원하는 팀이 경기에 이기게 되면 이른바 ‘후광 효과’에 의해 기분은

더 좋아진다. ‘후광 효과’란 예를 들면 우리나라 대표팀이 월드컵 경기에서 이기면,

자기가 이긴 양 자신도 모르게 으쓱해지는 것과 비슷한 현상이다. 이런 후광효과가

사람의 자긍심을 올린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허트는 1990년대에 실시한 실험에서 인디애나 대학교 농구팀의 팬들에게

멋진 이성의 사진을 보여주고 데이트에 성공할 자신이 있는지 물어보았다. 몇 번에

걸쳐 같은 질문을 한 결과 참가자들은 인디애나 팀이 경기에서 이겼을 때 평소보다

데이트 가능성을 높게 생각했다. 또한 이들에게 다트 던지기와 단어게임, 주사위

던지기 같은 과제를 시켜 보았더니 역시 인디애나 팀이 경기에 이겼을 때 본인의

실력에 대한 평가가 평소보다 좋았다. 그 이유에 대해 허트 박사는 “팀의 성공이

본인의 자존감으로 연결돼 자신의 팀이 잘하면 자신도 잘할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다”고

밝혔다.

자기 팀의 승리가 자신감을 높이는 데에는 생리학적 요인도 작용한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남성의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승리 땐 올라가고 패배 때 내려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를 주도한 미국 프로스트버그 주립대학교의 베른하르트 박사팀은

1994년 미국 월드컵에서 경기 전후 이탈리아와 브라질 선수들의 타액을 조사해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살폈다. 그러자 경기에 이긴 브라질 팀은 테스토스테론이 20%이상 오른 데

비해 이탈리아 팀은 20% 이상 떨어졌다.

그러나 때때로 사람들은 인기 팀 대신 못하는 팀에 유난히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이는 우리 팀의 승리로 나의 자존감을 높인다는 이론과는 맞지 않는 부분이다.

이에 대해 허트 박사는 “사람들은 승리를 축하하며 게임을 보기도 하지만 팀의 패배를

통해 자신을 위로받을 때도 있다”는 말로 이를 설명한다.

즉 못하는 팀을 응원하는 일부 사람들은 우리 팀이 시련을 이겨낸 후에 진정한

승자가 되리라고 믿는다. 또한 자신이 그 승리의 잔치에 초대받을 자격이 있다고

여긴다는 것이다. 이러한 믿음은 일종의 종교적 신앙에 가깝다고 심리학자들은 밝힌다.

    정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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