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용차 앞유리 워셔액으로 안닦으면 폐렴 위험

문 열고 분사액 들이마시면 레지오넬라균 번식 쉬워

와이퍼를 작동시켜 자동차 앞 유리를 닦을 때 세척제(워셔액)를 넣지 않고 그냥

맹물만 쓰면 오염된 이 물이 분사될 때 운전자가 들이마심으로써 급성 폐렴을 일으킨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레지오넬라병이라고도 부르는 이 병은 세균 때문에 생기는 급성 폐렴. 레지오넬라

세균은 주로 강이나 호수에서 발견되지만 도시에서는 냉방기의 냉각탑수나 수도꼭지에서

발견된다. 증상은 두통, 근육통, 고열, 기침, 숨이 가쁘게 된다. 1976년 미국의 필라델피아

재향군인회 모임에 참석한 사람들이 원인을 알 수 없는 중증 폐렴(레지오넬라증)에

집단으로 걸리면서 알려졌다.  

영국 건강보호협회 세균학자 휴 페닝턴은 지난 2년 사이 영국에서 보고된 400~550건의

레지오넬라균 감염사례를 조사했다. 그 결과 직업적으로 운전을 많이 하는 사람들의

감염률이 보통 사람들에 비해 5배나 높게 나타났다.

페닝턴 박사는 워셔액 통의 맹물이 뜨거운 엔진룸에서 더워졌다 식혀졌다 반복하면서

레지오넬라균이 번식하고 앞 유리 와이퍼를 작동하면서 분무되면 결국 운전자가 들이마시고

세균에 감염된다는 경로를 추정했다.

페닝턴 박사는 “일반 차량 5대 중 1대는 자동차 세척제를 넣지 않고 맹물을 사용하고

있다”며 “이런 차량들의 워셔액 통에서는 어김없이 레지오넬라균이 검출됐다”고

말했다.

레지오넬라병에 걸리면 치료법은 정맥주사 항생제 밖에 없다. 사람 간에 전염이

되지는 않지만 감염되면 다른 감염 합병증에 걸려 사망률이 약 10%나 된다.

연구팀은 “특히 공업 지역에서 승합차를 운전하면서 창문을 자주 여는 운전자가

가장 감염 위험이 높다”며 “규정에 맞는 세척제를 넣기만 하면 되는데 사람들은

이걸 가볍게 여긴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결과는 ‘유럽전염병저널(European Journal of Epidemiology)’에 실렸으며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 가디언, 텔레그래프가 14일 보도했다.

 

    손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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