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들의 병, 통풍이 느는 까닭은?

‘왕의 병’에서 ‘서구화 병’으로 변화






 

“어디가 불편해서 오셨습니까?”

“통풍 때문에 왔습니다”

“……”

김선태(36, 가명) 씨는 의사를 만나자마자 자기가 ‘통풍’이라는 병을 갖고 있다고

확신에 차서 말했다. 보통 환자가 자기가 겪은 증상을 설명하면 의사는 그것을 바탕으로

병을 추측하고 검사를 통해 확진을 하는 것이 병원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이다. 그런데

김 씨는 자기 병을 통풍이라고 단정짓는다. 의사는 진단 과정에서 갑자기 할 말이

없어진다. ‘만일 다른 병이면 어떻게 하나’라며 걱정스럽기도 하다.

한양대

류마티스병원 류마티스내과 전재범 교수는 “통풍은 갑자기 참을 수 없는 통증이

찾아와 말할 수 없을 만큼 괴롭히다가 7~10일 후 씻은 듯이 가라앉는 이상한 병”이라면서

“생활습관이 좋지 않거나 약을 먹지 않으면 재발작이 일어나게 되는 골치아픈 병”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환자들은 통증이 없으면 약을 안 먹고 통증이 찾아 올 때만 약을

먹어 생활습관 관리와 약물치료가 병행되야 하는 통풍을 가볍게 생각하게 된다.

“최근에는 젊은 환자도 눈에 띄게 늘고 있는데 나이에 상관없이 통풍 치료에

대한 인식이 아직 제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며 “통풍을 악화시키는 음식관리와

약물치료가 꾸준히 필요하다는 환자들의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통풍은 성서와 고대 로마의 기록에 왕족이나 귀족 등 ‘배부른 사람’이 주로

걸리는 것으로 나와 ‘왕의 병(disease of king)’이라고 불렸다. 보통 40~50대의

뚱뚱한 남성에게서 많이 나타났는데 최근에는 20~30대 환자가 급증한다.

전재범 교수는 “식생활이 서구화하면서 어린 나이에도 비만자가 늘고 있고, 따라서

젊은 통풍 환자도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최근에는 ‘왕의 병’이라기보다는

‘서구화 병(disease of westernization)’이라고 부른다는 설명.

통풍은

혈액 내에 요산의 농도가 높아지면서 요산염 결정이 관절의 연골, 힘줄, 주위 조직에

쌓이면서 염증을 유발하는 병. 쉽게 말해 요산 결정에 의한 관절염이다. 처음 경험하는

통증은 갑자기 참을 수 없는 고통으로 시작된다. 대개 엄지발가락 관절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관절이 붓고 열이 나다가 1~2주 지나면 가라앉는다.

요산은 ‘퓨린’이라는 물질의 최종 대사물이다. 요산은 약 3분의2가 사람의 몸에서

자체적으로 만들어지는 퓨린에 의해서, 약 3분의1이 음식을 통해서 들어오는 퓨린에

의해서 쌓인다. 퓨린이 많이 들어있는 음식은 술, 고기, 해산물, 과당함유 주스 등이다.

‘인간이니까’ 걸리는 병, 완치는 없어

전재범 교수는 “통풍은 인류화 과정을 거친 영장류 등에 아주 한정해서 걸리는

병”이라며 “다른 동물은 몸속에 요산을 분해하는 ‘유리케이스’라는 물질의 작용으로

쉽게 요산이 배설되지만 인간은 진화 과정을 계속하면서 유리케이스 생산이 중단되기

때문에 통풍에 걸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몸 자체에서 요산 분해 물질이 없기

때문에 완치는 불가능 하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통풍 치료는 약물치료와 식이요법으로 나눠진다. 꾸준히 약을 먹으면서 퓨린이

적게 들어있는 음식을 먹어야 한다. 약물치료는 급성이다. 관절염이 찾아왔을 때는

소염진통제, 콜치신, 또는 코르티코스테로이드로 염증을 낮춰준다. 이후에는 몸속에

요산 생산을 억제하는 알로퓨리놀, 요산 배설을 촉진하는 벤즈브로마론 등의 약을

사용한다.

통풍환자에게 금주는 필수조건이다. 특히 맥주와 양주는 통풍을 악화시키므로

삼가야 한다. 고기, 해산물, 과당이 많이 들어간 주스 등은 피해야 한다. 반면 저지방

요구르트, 탈지유는 통풍환자에게 좋다. 주기적으로 500㎎의 비타민C를 복용하는

것도 좋다.

전 교수는 “퓨린이 많이 함유된 음식은 실제로 우리 생활에서 인기 있는 음식이기

때문에 아예 안먹기는 불가능 하다”며 “전문가와 상의해 음식조절과 약물치료를

잘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 사회에 통풍은 더 이상 부자들의 전유물이 아닌 것이다. 젊을 때 건강관리를

소홀히 한 애꿎은 중년도 충분히 통증의 두려움에 지금 떨고 있는 것이다.

 

박양명 기자 toann@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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