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다고 얼음 깨물어 먹지 마세요

치아에 금가면 원상복구 어려워

성질이 급해 얼음이나 사탕을 녹여 먹지 않고 이로 깨물어 부숴 먹으면 치아에

금이 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한식당 주방장 이 모씨(33)는 날이 더워지면 냉장고 문을 자주 여는 버릇이 있다.

바로 얼음을 수시로 꺼내 먹기 위해서다. 날씨도 더운데다가 주방에서 불로 요리를

하다보면 시원한 것을 찾기 마련. 성질이 급한 이씨는 얼음을 입에 넣자마자 오도독

어금니로 부수어 먹는다. 결국 치아에 금이 간 이씨는 치과에서 어금니를 뽑아야만

했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얼음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얼음처럼 딱딱한 음식을

치아로 부숴 먹으면 치아에 금이 가 심한 경우 치아를 뽑아야 한다. 어린이들이 즐겨

찾는 사탕도 마찬가지다. 이가 약한 어린이는 얼음이나 사탕을 부수어먹다 이가 깨지거나

부서지는 경우도 있다.

서울시치과의사회 김덕 학술이사는 “얼음은 차기 때문에 치아에 닿게 되면 치아가

수축하게 된다”며 “이로 인해 치아가 약해져 금(crack)이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성질이 급한 사람이나 아이들은 사탕을 살살 녹여 먹기보다 빨리 부숴서 먹는

경우가 종종 있다. 치과 전문의들은 “녹여 먹는 것이 깨물어 먹는 것보다 치아를

더 썩게 할 수는 있지만 이는 사탕을 먹은 후 양치질을 하면 해결되는 문제”라며

“사탕을 강하게 부숴서 먹다보면 오히려 치아가 부러지는 더 난감한 상황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얼음이나 사탕뿐만 아니라 다른 음식으로도 치아 손상을 불러올 위험이 있다.

서울시치과의사회 이정욱 홍보이사는 “한국인이 즐겨 찾는 간장게장이나 오징어,

호두 같은 딱딱한 껍데기가 있는 식품도 치아를 부러뜨릴 수 있다”며 “이로 깨물기보다는

작은 망치와 같은 도구로 연하게 만든 후 씹는 것이 불상사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치아에 금이 갔는지는 육안으로 구별하기는 힘들다. 별로 찬 음식도 아닌데 음식을

먹을 때 이가 시큰거린다면 금이 간 것일 수 있으니 치과에 가서 진료를 받아보아야

한다.

치아는 상아질과 법랑질 두 겹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겉은 사기나 유리처럼 단단한

에나멜 즉 법랑질(사기질)로 되어있고 그 속은 우리말로 뼈질이라고 하는 상아질로

이루어져 있다. 법랑질은 신경이 분포하고 있지 않아 통증을 느낄 수 없다. 머리카락이나

손톱 같다고 생각하면 된다. 하지만 상아질은 70%가 무기질로 구성되어 있으며 혈관에

의해 영양공급을 받아 신경이 살아 있다. 법랑질에 살짝 금이 가면 알아차릴 수 없지만

상처가 크거나 찬 것이 닿으면 신경이 살아 있는 상아질에서 통증을 느끼게 된다.

이정욱 이사는 “치아에 금이 가면 원상복구가 어렵다”며 “가볍게 부러져 나간

경우 치아를 씌우면 되지만 크게 부러진 경우에는 빼는 방법 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음식을 씹는 힘(저작력)이 약하거나 충치가 있거나 치아가 이미 손상된 사람들은

더욱 조심할 필요가 있다. 건강한 치아를 가진 사람은 다소 안전한 편이지만 이런

사람도 반복적으로 치아에 충격을 주면 금이 가거나 부러질 위험이 있다.

    손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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