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동제약 이금기 회장, 50년 출근부 접는다
주총 재선임 포기… 일동후디스 경영에 전념
영업사원에서 시작, 24년 만에 최고경영자가 돼 26년 동안 일동제약의 대표이사를
맡았던 '제약계의 전설’ 이금기 회장(77)이 50년 근속을 눈앞에 두고 이 회사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관계사인 일동후디스 경영에만 전념한다.
이 회장은 9일 “일동제약이 면모를 일신해 새 도약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용퇴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28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재선임에 나서지
않겠다”고 밝혔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이회장의 이번 결정에 대해 “일동제약 대표이사 임기를 마치고
지금까지 닦아온 기반을 바탕으로 앞으로 후배들이 경영하는 것이 더 좋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회장이 거취를 일동후디스 경영으로 택한 것은 일동후디스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회장은 일동후디스를 키워낸 주인공이다. 1996년 고 홍두영
남양유업 회장의 동생인 고 홍선태 씨가 운영한 남양산업이 남양유업과 갈등을 빚으며
도산 직전에 이르자 이를 인수해 일동후디스를 설립했다. 이 회장은 산양분유, 초유
등의 상품을 히트시키며 인수 당시 연간 매출 90억 원 규모였던 회사를 900억 원
규모로 성장시켰다.
서울대 약학과 출신인 이 회장은 1960년 일동제약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일동제약에만 50년 동안 근무했으며 대표이사직을 27년 동안 맡았다. 일동제약의
대표 의약품인 아로나민골드를 개발한 것으로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