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이 어린이 비만 부른다

소년보다 소녀들에게 더 큰 영향

어머니가 매맞고 사는 모습을 본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비만이 될

가능성이 훨씬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보스턴 대학교의 르네 보잉톤-자렛 박사팀은 1998년부터 2000년 사이에 출생한

어린이 1,595명을 대상으로 가정폭력과 어린이 비만사이의 상관관계를 조사 연구했다.

어린이의 엄마들은 자녀 나이 5살 때 각각 면접조사를 받았다. 아이들의 키와 몸무게는

3살과 5살 때 각각 측정했다. 아이들은 대부분 정식으로 결혼하지 않은 배우자들

사이에서 태어났다.

면접조사에서 엄마들은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788명이 어떤 형태로든 가정 폭력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그리고 아이들 중에 16.5%인 263명이 체질량 지수가 평균보다

95% 가량 높은 비만을 나타냈다.

또한 엄마가 남성에게 지속적으로 폭력을 당한 경우 5살 무렵에 이미 어린이 비만이

될 확률이 80% 가량 높았다. 가정폭력으로 인한 어린이 비만의 상관관계는 여자 아이들에게서

더 뚜렷했다.

심리적 요인이 어린이 비만과 연결된다는 연구는 있었지만 가정폭력과의 연관성을

풀어낸 것은 처음이다. 연구팀은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식습관과 TV 시청 시간,

태어났을 때의 몸무게, 엄마의 우울증, 임신 중 흡연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했다.

그 결과 어린이 비만의 강력한 유발요인으로 가정폭력이 지목된 것.

미국에서는 매년 5만여 명의 여성이 가정폭력의 피해자가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최대 100만명 가량의 아이들이 실제 폭력을 지켜보고 정신적인 악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보건복지부, 한국여성의 전화 등의 조사에 따르면 결혼한 여성의

20~30%가량이 남편으로부터 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

이 연구결과는 ‘소아 청소년 의학지(Archives of Pediatrics and Adolescent

Medicine)’ 6월호에 게재됐으며 미국 MSNBC 방송 온라인판이 8일 보도했다.

    정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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