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수이식으로 ‘마음의 병’ 고친다?

미국 연구진, 강박장애 쥐실험에서 성공

주로 백혈병 치료에 많이 쓰이는 골수 이식이 전혀 상관없을 것 같아 보이는 정신

질환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유타 대학교 마리오 카페치 박사팀은 Hoxb라는 유전자에 돌연변이를 가져

강박적으로 자기 털을 긁는 생쥐에게 골수이식을 했더니 이런 증세가 사라졌다고

밝혔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 유전자가 손상된 쥐들은 털을 너무 자주, 오래 다듬고 긁으며

살갗이 드러나고 상처가 나도 계속 긁는다. 사람으로 치면 ‘발모광(拔毛狂’)이라고

불리는, 스스로 머리카락을 마구 잡아 뽑는 병에 해당한다. 이 병은 강박장애의 일종으로

분류되고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미세아교세포’라는 면역 세포가 정신질환과 관련이 있다.

미세아교세포에는 두 가지가 있으며 사람의 출생 초기 단계에 두뇌에서 60%가 생성되고,

40%는 골수에서 생성되었다가 뇌로 이동한다. 쥐들에게 유전자 돌연변이가 생기면

바로 이 미세아교세포에 결함을 일으키게 된다.

한편 쥐들이 보인 증세는 면역 세포와 관련된 일종의 강박장애로 볼 수 있다.

연구팀은 우울증, 정신분열병, 자폐증 같은 다른 정신질환들도 면역체계와 연결되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카페치 박사는 “두뇌의 작용에 대한 지식보다는 면역 체계에

대한 인간의 지식이 더 풍부하기 때문에 면역 체계를 통해 정신질환에 접근하는 것은

매우 유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면역체계를 통한 정신질환 치료에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미국

모드슬리 병원의 폴 사르콥스키스 박사는 “생쥐의 과도한 털 다듬기는 유전병이지만

인간의 강박장애는 인지행동 치료만으로도 충분히 좋아질 수 있다”며 골수 이식

치료의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 연구결과는 ‘세포(Cell)’ 최근호에 게재됐으며 영국 일간지 가디언 온라인판이

27일 보도했다.

 

    정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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