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와 현실세계 남성이 더 혼동

여성들, 남성보다 사이버와 현실세계 혼동 덜해

가상현실에서 남성은 자기에게 배정된 캐릭터 즉, 아바타가 인간과

흡사하면 할수록 도덕적 행동을 하지만, 사이버인간 티가 많이 날수록 도덕을 개의치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는 결국 사이버세상에 만들어진 캐릭터에 불과하지만 인간과

흡사해 완성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아바타는 조정자인 실제 인간의 도덕성 발현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뜻이다. 이러한 경향을 마케팅 기법에 악용할 경우, 인간의 자율적

판단을 흐리고, 부도덕하게 통제한다는 비판이 대두할 수 있다.

미국 인디애나-퍼듀대학교 인디애나폴리스캠퍼스 칼 맥도먼 교수는

사이버 캐릭터의 완성도가 사람의 도덕적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는 실험을

했다. 맥도먼 교수팀은 실험에 참가한 남녀에게 인간과 거의 흡사한 것에서부터 컴퓨터로

만들었다는 인상이 진한 캐릭터에 이르기까지 각각 완성도가 다른 여성 아바타를

배정했다.

아바타는 사이버공간에서 사용자 인간을 대신하는 애니메이션

캐릭터. 연구팀은 이들 아바타들이 성적인 부정을 저지를 수 있는 가상현실에 처하게

했다. 아바타들은 이 연구에서 결혼한 것으로 설정돼 있기 때문에 배우자 아닌 다른

캐릭터와 성관계를 맺으면 부도덕한 행위로 간주된다.

남성참가자들은 자기에게 배정된 아바타가 움직임이 어색하고

가상인물 티가 많이 나면 ‘아무런 가책없이’ 외도를 저지를 가능성이 훨씬 높았다.

대신 자신의 아바타가 인간과 흡사하면 할수록 외도를 자제하는 남성참가자가 많았다.

결국, 아바타의 완성도가 높을수록 인간 특히 남성에게 사이버세계와 현실세계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도덕성에까지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

반면 여성참여자는 자기에게 배정된 캐릭터가 인간과 흡사하든

그렇지 않든 아바타의 외도 유무를 결정하는 데 자기 주관이 흔들리지 않았다.

맥도먼 교수는 “여성은 가상현실일지라도 부딪히는 고민 자체에

집중할 능력이 있지만 남성은 도덕적 판단을 포함해 사이버세계가 그럴듯하면 할수록

현실세계와 혼동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맥도먼 교수는 또 “앞으로 사이버세계를 구축하는 기술이 더

발전하면 아바타의 모습을 더욱 더 정교하게 조작해 아바타를 조정하는 사람이 오히려

사이버 세상에 매몰되고 불필요한 물건을 더 사들이는 등 자율판단력이 흐려지는

결과가 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 연구결과는 ‘존재: 원격조정장치와 가상환경(Presence: Teleoperators

and Virtual Enviroments)’에 발표됐으며 미국 정신건강 사이트 사이키센트럴 등이

17일 보도했다.

    이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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