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윤곽술, 시뮬레이션 맹신하면 ‘낭패’

한꺼번에 여러 수술 받으면 안돼

‘엣지 얼굴’ ‘V라인’이 TV와 인터넷을 달구면서 ‘넙떡이’ ‘도시락’ 등의

별명으로 속을 앓았던 여성들의 고개가 더욱 더 숙여지고 있다. 대중매체의 영향으로

갸름하지는 않지만 예쁘기만 한 얼굴을 ‘엣지’있게 만들기 위해 성형외과를 찾는

여성이 부쩍 늘고 있다.

눈이나 코에 집중됐던 성형수술이 이제는 얼굴윤곽 전체까지 확대되고 있다. 성형외과

전문의들에 따르면 과거에는 턱밑만 갸름하게 수술하는 정도에 그쳤다면 최근 광대뼈

부위까지 깎아 얼굴전체를 갸름하게 만들어 ‘대형화’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얼굴윤곽수술은 ‘뼈를 깎는 고통’이 뒤따르는 수술이다. 다른 성형수술과

비교해 부작용이 발생할 확률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일단 사고가 나면 돌이키기가

어렵다. 더러 생명을 잃기도 한다. 

얼굴윤곽수술의 가장 대표적인 부작용은 수술한 부위가 내려앉거나 비대칭이 되는

것. 입을 벌리지 못하게 되거나 아파서 음식을 씹지 못하게 되기도 한다. 입을 잘못

벌리면 당연히 말 하는데도 어려움이 따른다. 성형 수술을 잘못 하면 ‘말 못할 괴로움’에

짓눌리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얼굴성형수술을 받을 때 무엇을 주의해야 할까.

먼저 한꺼번에 여러 부위를 수술 받는 것을 피해야 한다. 한국에는 ‘빨리빨리

문화’ 때문에 한꺼번에 여러 부위를 동시에 수술 받기를 원하는 환자들이 많다.

환자 처지에서는 수술은 번거로우니 한번 마취할 때 여러 부위를 동시에 시술 받고

빨리 예뻐지고 싶은 것이다. 상식적으로 들리지만 이러한 몰상식이 사고를 부른다고

한다. 종종 의사에게 무리하게 조르는 환자도 있다.

의사들 중에서도 환자의 요구나 수익, 간편함 때문에 무리하게 여러 부위를 시술하기도

한다. 그러나 여러 부위를 같이 할수록 위험성은 더 커진다. 예를 들어 얼굴을 갸름하게

만들기 위해 광대뼈와 턱을 수술하고 싶다면 광대뼈 수술 뒤 경과를 본 다음에 턱에

‘도전’해야 한다. 광대뼈가 변하면 이에 따라 턱 모양도 바뀌기 때문이다.

성형전문의가 주는 또 다른 조언은 병원에서 보여주는 수술 전후 3D시뮬레이션에

현혹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성형수술의 결과는 뼈 모양 외에도 뼈를 덮고 있는

연부조직, 즉 근육 지방 혈관 등이 어떻게 회복되는 지에 따라 다르게 나올 수밖에

없다. 병원에서 보여주는 ‘수술 뒤 3D 화상’은 뼈의 변화만 반영한 것이기 때문에

실제 수술 뒤와 다를 가능성이 높다.

많은 환자가 성형외과를 선택할 때 겉모양이나 홍보문구에 휘둘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의사가 얼마나 경륜이 있는지, 얼마나 안전하게 시술하는지 알아보는 것이

좋다. 얼굴윤곽성형은 돈도 돈이지만 향후 자기 얼굴을 지배하게 될 결정이다. 온갖

방법을 동원해 의사가 얼마나 믿을 만한지 알아보는 것은 필수중의 필수.

가능하다면 의사약력을 꼭 확인해야 한다. 또 전담 마취의사가 있는지, 입원실에

간호사가 24시간 상주하는지 등도 확인대상이다.

우리나라 큰 병원의 성형외과에는 성형수술을 받았다가 부작용에 시달려 재차

성형수술을 받는 환자들이 만만치 않게 많다. 서울대병원 성형외과의 이윤호 교수는

“우리나라에서는 얼굴윤곽수술이 지나치다 싶게 많아 성형 기술이 세계적인데도

부작용 사례가 많다”며 얼굴윤곽수술의 이상열기에 대해 부정적인 목소리를 냈다. 

이 교수는 “다행히 이상 열기는 점차 냉정을 되찾는 분위기”라면서 “얼굴윤곽수술은

꼭 필요한 사람이 적절한 의료인에게 적절하게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도움말: 서울대병원 성형외과 이윤호 교수)

    이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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