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선생님, “환자 곁에 잠깐 앉으세요”

서 있는 의사보다 더 오래 친절히 살폈다 여겨

의사가 입원 환자를 회진할 때 침대 맡에 앉으면 환자들은 의사가 더 오랜 시간

나를 위해  머물렀고 친절하게 여긴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의사들은 환자

곁에 잠깐 앉기만 해도 환자를 더 안심시키고 마음가짐을 바꿔놓는 효과를 보는 셈.

미국 캔자스대학교 폴 아널드 교수 연구팀은 수술 직후의 신경과 입원 환자 120명을

대상으로 한 그룹에는 의사가 선 자세로 평균 1분 28초 동안 진료하게 하고 다른

그룹에는 앉아서 평균 1분 4초 동안 진료하게 했다. 환자들에게는 자기를 보살펴

준 의사가 얼마나 머물렀다고 여기는지 조사했다.

그 결과 의사가 서서 진료한 환자는 평균 3분 44초, 의사가 앉아서 돌본 환자는

평균 5분 14초 머물렀다고 답했다. 의사가 환자 곁에 앉는 동작만으로도 환자는 의사가

자기만을 위해 훨씬 긴 시간을 할애했다고 여기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자기를 돌본 의사에게 점수를 매기게 한 결과 의사가 앉아서 진료한

환자들은 95%가 ‘좋았다, 감사했다’ 등 긍정적인 답변을 한 반면, 의사가 서서

대한 환자는 61%만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의사가 선 자세로 만난 환자는 “의사가 언제 들어왔는지 나갔는지 모르겠다”면서

“궁금한 게 있어도 물어 볼 시간도 없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의사가 곁에 앉으면

환자들은 의사가 더 머물고 싶어 하는 것처럼 느끼지만 서 있으면 의사가 바쁘고

곧바로 다른 환자에게 가봐야 할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미국 뉴욕 로체스터대학교 로날드 엡스타인 교수는 “의사가 앉아서 환자를 만나는

것은 의사와 환자 간에 커뮤니케이션을 증대시키고 우호적으로 만드는 전통적인 방법”이라며

“이번 연구는 이를 학술적으로 입증해 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널드 교수는 “환자를 좀더 만족하게 하고 환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을 풍부하게

하려면 의사들은 되도록 앉은 자세로 환자들을 보살피라”고 말했다.

건국대병원 산부인과 손인숙 교수는 “산부인과 특성상 환자 곁에 앉아 진료할

때가 많다”면서 “환자 곁에 앉으면 환자들이 좋아하는 것을 자주 느낀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건강뉴스 웹진 헬스데이 경제 전문지 비즈니스위크 등이 7일

보도했다.

 

    이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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