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비만 공화국인가?

과체중을 비만으로 취급 말아야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발표한 비만율 통계를 들춰보다 화들짝 놀랐다. 2008년

건강검진을 받은 국민의 3분의 1이 비만이며 체중조절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특히

남성 30~50대의 비만율은 40%를 훌쩍 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지난 해 발표된 OECD 통계(2006~2008년 기준)는 이와 반대되는 내용이었다.

한국이 OECD 가입국가 중 비만율이 3.5%로 가장 낮다는 내용이었다. 어떤 통계를

믿어야할지 모르겠어서 확인해봤다.

결론은 과체중(경도비만)을 비만에 포함시키느냐 아니냐에 따라 비만율은 하늘과

땅 차이다. 이번 통계에서도 비만인구 중 과체중 인구를 제외하면 총 비만율은 4.8%다.

같은 기준으로 계산했을 때 비만율이 34.3%인 미국보다 훨씬 양호하다.

우리사회에서 비만인 사람은 언제부터인가 자기관리를 하지 않는 사람으로 인식한다.

전국 수천개의 비만 클리닉이 성황리에 운영되고 있다. 개인병원 가정의학과는 물론

상대적으로 돈이 잘 벌리지 않는 개인병원 신경과, 산부인과 등도 속속 비만전문

클리닉으로 새 단장하고 있다.

과체중인 사람은 식습관 조절과 규칙적인 운동으로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이들을

비만으로 치부하는 통계는 사회적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왜곡된 몸의

이미지만 좇게 만든다.  

비만 여부를 평가하는 데 가장 빈번하게 사용되는 ‘체질량지수’는 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이다. 이 수치가 25 이상이면 과체중(경도비만), 30이상부터는 비만이다.

하지만 통통한 몸이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한다는 조사 결과는 찾기 힘들다.

오히려 통계치로 보면 과체중 수준으로 살을 유지하면 건강하게 살 수 있다는

것이 설득력이 있다. 최근 ‘비만 히스테릭’을 펴낸 이대택 국민대 체육학과 교수는

“체질량지수와 사망률 간의 관계를 보면 과체중 혹은 비만일수록 빨리 죽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한다.

1996년 미국 국립건강통계센터와 질병통제예방국의 공동연구결과, 담배를 피우지

않는 백인 남성 가운데 사망률이 가장 낮은 체중 범위는 신체질량지수 23~29사이였다.

미국 정부가 가장 적정 체중으로 제시한 체질량지수 19~21인 백인 남성의 사망률은

정부가 비만으로 규정한 29~31 사이 사망률과 같았다.

지난 해 일본 후생노동성의 연구 결과 과체중 남녀의 수명이 정상체중 및 체중미달

인구보다 더 긴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그렇다면 비만은 왜 이렇게 심각한 질병으로 인식되고 있을까? 모르긴 해도 비만이라는

‘의료상품’ 으로 상업적 이득을 꾀하는 사람과 조직이 너무 많다. 한국인은 전통적

식습관상 서양사람들보다 지방이 비만의 주요 원인이 아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이

지방을 분해하는 일명 ‘브리트니 주사(PPC)’를 맞고, 식욕억제제를 사용해 다이어트를

하다 약을 끊은 뒤 요요현상으로 고생하기도 한다. “노출의 계절, 지금부터 준비하라”는

광고를 내건 다이어트 센터들도 4계절 내내 성황이다.

우리나라 비만이 심각하다고 경고하는 과장된 통계, 비만 퇴치를 목표로 하는

각종 보건정책 등은 이런 풍토를 이끌고 있다. 어떤 공공장소에서도 서양처럼 부담스러울

정도의 뚱보는 찾아볼 수 없는 나라에서 어디서나 비만 퇴치가 구호가 되는 것은

아이러니컬하기까지 하다.

심각한 비만은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등 각종 성인병을 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스스로 조절 가능한 과체중 인구까지 비만으로 몰아세우는 듯한 분위기는 개개인에게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준다. 또 비만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사람들과 조직의 배만

불리는 허무한 일이 된다.

날씬해지고 싶은 욕망, 날씬한 몸이 보기 좋다는 시선은 자기 취향이 아니라 사회가

만들어낸 허상일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다이어트의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정말 건강한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김혜민 기자 haemin@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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