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가 믿는 의사는 무엇을 갖추었나?

믿음 가는 목소리와 미소가 중요

대전의 한 종합병원 안과의 여의사는 40대의 중년 여성이다. 오늘도 어김없이

진료를 보고 있는데 환자는 의사를 눈 앞에 두고도 “의사선생님 어디 계십니까?”라고

물어 그를 황당하게 했다.

이 사례는 ‘이 사람이 내가 믿고 진료를 받을 의사’라는 신뢰감을 환자에게

안겨주지 못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 의사의 신뢰감을 떨어뜨린 한 가지 단점은

어린 아이 같은 목소리였다.

미국의 심리학자 알버트 메라비언에 따르면 메시지 전달요소 중 목소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38%, 표정 35%, 태도 20%, 내용 8%라고 한다. 즉 첫인상을 평가하고 말하는

데 목소리와 표정은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아파서 병원을 찾는 환자의 병이 호전되려면 치료법도 좋아야 하지만 의사와의

커뮤니케이션도 아주 중요하다. 미국 위스콘신대 의대 데이비드 라켈 교수팀이 ‘가정

의학(Family Medicine)’에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환자의 얘기를 잘 들어 주고,

환자에게 결정을 내리도록 하는 친절한 의사에게 진료 받으면 면역력이 빨리 회복되고

감기가 하루 빨리 나았다. 의사가 환자를 정성으로 대하느냐 아니냐에 따라 치료

결과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20일 대한의료커뮤니케이션학회 봄철 학술대회에서는 의사가 환자들에게 신뢰감을

주고 진료 효율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이 논의됐다.

임인석 학회장(중앙대 용산병원 소아청소년과)은 “의료커뮤니케이션은 환자와

눈높이를 맞추는 것”이라며 “의료 분쟁이 늘어나는 것도 환자와 의사간에 커뮤니케이션의

필요성이 크다는 것을 말해준다”고 말했다.

임회장은 또 “환자는 의사 앞에서 위축될 필요가 전혀 없다”며 “진료비는 의료

행위에 대한 정당한 비용 지출이며 환자가 터놓고 제대로 말해야 치료도 제대로 된다”고

강조했다.

▶환자에게 믿음을 주는 의사는 누구?

▽믿음

가는 목소리

저음의 목소리는 신뢰감 있고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환자의 건강상태를 올바르게

인식시키기 위해 의사는 차분하고 믿음직스러운 목소리가 꼭 필요하다. 목소리는

타고나는 것도 있지만 연습을 하면 충분히 설득력 있는 목소리를 가질 수 있다. 그래야

환자에게도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다.

새봄커뮤니케이션 강은하 대표는 “의사는 왕의 목소리와 신하의 귀를 갖고 있어야

한다”며 신뢰감을 높이는 말하기로 △콧소리를 피하고 복식호흡으로 배에서 소리를

낸다 △입을 좌우가 아닌 위아래로 움직여 발성하는 연습을 한다 △정확한 정보전달을

위해 조사나 말끝은 내려서 말한다 △‘ㄴ’받침이 들어가는 말을 신경써서 발음한다

등을 제시했다.

▽환자를

향해 짓는 미소

진료실에 들어간 환자는 시종 진지한 얼굴만 보이는 의사보다는 미소 지으면서

말하는 의사를 좋아한다. 일본대 사토 아야코 박사팀이 건강강좌를 들으러 병원에

온 노인 75명을 대상으로 진찰실에서 의사가 취할 가장 바람직한 자세를 고르도록

했다. 진지함, 미소, 권위적임, 친절함 등의 표정을 보여주자 4분의 3이 넘는 76%가

미소를 선택했다.

▽부담스러운

눈 마주침은 피하는 ‘센스’

사람을 보고 이야기할 땐 눈을 보고 말하는 게 좋지만 환자는 오히려 이를 부담스러워

하기도 한다. 환자가 눈 마주침을 피하거나 못마땅한 표정을 짓는지 살핀다. 커뮤니케이션

클리닉 공문선 원장은 “무조건 상대방 눈을 보고 이야기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 아니다”라며

“중요한 내용을 단호하게 전달할 상황이 아니라면 환자의 맞은편보다는 옆자리에

앉아 설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실제로 미국 메이요클리닉 연구진에 따르면 환자의 질병과 관련한 의료정보를

의사가 환자 옆에 앉아 컴퓨터 모니터를 함께 보면서 설명하면 진료효과가 더 좋았다.

박양명 기자 toann@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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