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 박승정교수, 세계 유명 저널에 논문 세 번

막힌 혈관 뚫어주는 스텐트 수술 관련 연구

오래된 수도관은 내벽에 찌꺼기가 끼어 물의 흐름을 방해한다. 이럴 때는 수도관을

열어 막힌 부위를 뚫어야 한다. 인간의 몸도 마찬가지다.

40대 중년 이후에 찾아오는 불청객 협심증과 심근 경색증은 심장의 혈관이 막혀서

생기는 병. 때문에 세계적으로 많은 심장 전문의들은 막힌 또는 좁아진 혈관을 뚫어주는

고민을 해왔다.

이런 의미에서 16일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NEJM)’에 세 번째로 논문을

게재한 서울아산 심장병원의 박승정 박덕우 교수팀의 연구 결과는 의미가 크다.

박 교수팀은 그동안 협심증과 심근경색증의 획기적인 치료방법으로 인정받고 있는

‘약물 코팅 스텐트’에 대한 연구로 세 번 다 NEJM에 논문을 게재한 국내 유일의

의과학자가 됐다. 세계적으로도 10명 정도만 박교수와 같은 성과를 냈다.

약물 코팅 스텐트는 좁거나 막힌 혈관부위에 항암물질 탁솔(taxol)을 입힌 작은

그물망 튜브(스텐트)를 삽입해 정상적인 혈관을 만드는 수술법이다. 이전까지는 혈관이

막히면 그 부위를 잘라 다시 이어주는 방법이 사용됐지만 이는 가슴을 열고 심장을

일시 정지시킨 상태에서 하는 수술이어서 위험하고 회복 기간이 길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후 1977년 관상동맥 중재시술이 개발되었는데 이는 허벅지 부분 동맥에 카테터(관)를

삽입해 심장 혈관까지 접근 시킨 후 관에 있는 풍선을 부풀려 혈관을 넓히는 수술이었다.[그림

참조] 하지만 이 수술법은 혈관이 다시 좁아져 재발률이 30%에 이르렀다.

박 교수팀이 2003년 처음 NEJM에 논문을 게재할 수 있었던 건 ‘관상동맥 재협착

예방을 위한 탁솔 코팅 스텐트’라는 시술로 재협착 재발률을 4% 미만으로 낮추었기

때문이다. 이후 2008년 두 번째 논문도 환자의 가슴을 여는 큰 수술(관상동맥 우회로술)과

간단한 스텐트 수술로 인한 생존율이 거의 차이가 없다는 것을 7년의 연구 결과로

찾아낸 것을 인정  받았다.

박 교수팀이 이번에 게재한 논문은 ‘약물 용출성(코팅) 스텐트 시술 후 항혈소판제

사용 기간에 관한 연구’라는 제목으로 약물 코팅 스텐트 시술 후 생길 수 있는 스텐트

혈전증(갑작스런 혈액 응고)을 막기 위해 환자가 복용하는 항혈소판제 사용과 그

복용 기간을 언제까지 할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박 교수팀은 이번 논문에서 약물 코팅 스텐트 시술 후 항혈소판제 복용기간을

1년으로 제시했는데 지금까지 환자가 약을 복용하는 기간에 대해 미국 FDA와 한국

식약청은 뚜렷한 기간을 내지 못하고 있었다.

결국 전 세계 심장학자들이 풀어야 할 항혈소판제 복용 기간의 가이드라인이 처음

제시된 것. 미국 FDA나 우리나라 식약청에서 낼 수 있는 권고안도 해결된 의미 있는

연구결과라는 것이다.

서울 아산병원 관계자는 “보통 권위 있는 저널에 논문을 게재하는 과정은 연구자가

해당 저널에 투고하겠다고 하는 방식인데 박 교수팀은 NEJM으로부터 기고 요청을

받았다”며 “ NEJM이 심장 연구에 있어 박 교수팀의 연구 업적을 인정하고 신뢰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손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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