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경기 증후군, 맘 편하게 이기는 법

삶의 자연스런 과정으로 받아들이면 가벼워

서울 종로5가 두산아트센터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메노포즈’에는 폐경기에

들어선 여성 네 명이 나온다. 이들이 털어놓는 폐경기 증세는 가지가지다. 시도 때도

없이 얼굴은 달아오르고 잃어버린 줄 알았던 휴대폰은 냉장고에서 툭 튀어나온다.

이제 나는 무늬만 여자인가 싶어 우울감에 빠지기도 한다.

우리나라 여성들의 평균 수명이 80세까지 늘어난 오늘. 대부분 여성은 인생의

3분의 1을 월경 없이 보내야 한다. 폐경과 함께 여자로서의 삶도 끝이라는 부정적

인식 때문에 이 시기를 어둡고 우울하게 보내고 마는 여성들이 많다.

폐경은 과연 여성의 정신건강에 어떤 영향을 주는 것일까. 어떻게 해야 폐경 그리고

이후의 삶을 멋지게 꾸려갈 수 있을까.

폐경기가 되면 우울증이나 수면 장애로 정신과를 찾는 여성들이 많다. 폐경기

질환의 특징은 신체적인 통증이 있지만 실제보다 고통을 더 크게 느끼는 가슴앓이를

함께 한다는 데 있다. 같은 우울증이라도 폐경기 여성은 안면홍조와 가려움증, 발한

등 신체 증상을 함께 가져온다. 치료도 젊은 사람에 비해 어렵다.

가톨릭대 여의도 성모병원 산부인과 김진홍 교수(대한폐경학회 회장)는 폐경 직후에

호르몬 대체 요법을 빨리 시작하라고 권한다. 유방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등의 이유로

이를 꺼리는 경우도 있지만 7년 정도 호르몬을 맞아도 암 발생률은 거의 높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신 투입하는 호르몬의 양은 적게 하라는 것이 김 교수의 말이다. 우울증이 아주

심하면 우울증 약을 먹으면서 호르몬 대체 요법을 병행하는 경우도 간혹 있다.

중년여성 상당수는 호르몬이나 약물 치료만으로 폐경기 증후군을 완전히 떨쳐내기

힘들다고 호소한다. 부부관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거나 자식들이 떠난 자리에

혼자 남겨지는 등 외부적 어려움은 자신과 가족이 함께 노력하지 않으면 안된다.

폐경기를 슬기롭게 넘기기 위해 중년여성과 주변 가족들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폐경 이후 삶의 질을 위해 지켜야 할 일

△자신만의

취미를 가진다

올해 폐경 10년째를 맞는 62살 권순자(가명) 주부는 남들과 조금 다른 방법으로

스트레스를 푼다. 토종약초를 공부하는 모임에서 한 달에 한두 번은 ‘약초 산행’을

떠나는 것이다. 풀뿌리와 나무의 약효를 배워가는 재미도 재미지만 ‘자연’과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이 약초 산행의 가장 큰 매력. 폐경에 들어설 당시 권씨는 습관적인

두통과 두근거림을 경험했다. 산행을 계속하면서 이런 증세가 크게 완화되었다.

폐경기 증후군을 떨치기 위해 자신만의 취미를 갖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 특히

몸을 움직이는 활동이 좋은데 집안에 갇혀 있으면 우울증과 스트레스가 더 심해지기

때문이다. 신체 근육을 움직여 피로를 해소하는 운동은 답답한 마음을 푸는데 큰

도움이 된다.

△가족이

항상 곁에 있음을 일깨워준다

고려대 안암병원 정신과 이민수 교수는 “폐경기 여성의 정신건강에 가장 악영향을

주는 요소 는 가족 안에서의 소외감”이라고 말한다. 생산 능력이 없어지고 여성으로서의

자신감도 떨어지는 상황에서 가족과의 관계도 원만하지 못하면 외로움은 더욱 커진다.

여성이 폐경을 겪는 40~50대에 남편은 사회에서 자기 위치를 찾고 있고 자녀들은

성장해 각자의 길을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른 바 ‘빈 둥지 증후군’이 찾아오는

것이다.

이럴 때 가족이  “당신 뒤에는 우리가 있다.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라고

일깨워 주면 정말 좋다. 잦아지는 건망증을 비난한다거나 “남들도 다 겪는데 뭐”라는

식으로 폐경기 여성의 고민을 가볍게 제쳐버리는 것은 좋지 않다. 감정적인 언사는

특히 삼가야 한다. 자녀들도 “엄마는 가만히 계세요”식으로 엄마 역할을 무시하는

듯한 말은 하지 않아야 한다.   

△인생의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받아들인다

폐경은 여성적 매력을 잃어가는 요인으로 볼 수도 있지만 한편 출산 의무로부터

해방을 뜻하기도 한다. 누구나 맞는 폐경인데 이왕이면 긍정적인 시각을 갖는 게

바람직하다.

뮤지컬 ‘메노포즈’가 폐경기 여성에게 보내는 메시지도 결국은 ‘받아들임’이다.

여성계에서는 ‘폐경’이라는 단어 대신 ‘월경이 완성됐다’는 의미의 ‘완경’을

사용하고 있다.

폐경은 여성으로서의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라는 것이다. 폐경에 대한 이런

긍정적인 마인드는 폐경기 증후군을 떨쳐 낼 가장 중요한 요소다.    

정세진 기자 sumire@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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