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6시 신발을 갈아 신는 젊은 의사들

대형병원 의사들에게 크록스 신발 인기폭발

매일 저녁 6시 무렵이면 국내 대형병원의 응급실 의사들은 신데렐라처럼 신발을

갈아 신는다. 답답한 구두를 벗고 발을 편케 해주는 크록스(CROCS)신발(사진)로 갈아

신는 것이다. 이 신발은 미국 티아 맷슨사가 2002년부터 제조해 국내에 시판하고

있는, 샌들과 유사하지만 발가락은 감춰주는 합성수지 신발.

아이들이 주로 많이 신는 크록스를 신은 가운입은 의사들의 모습은 조금은 낯설고

우스꽝스럽기까지 하다. 하지만 의사들은 부드럽고, 구멍이 뚫려 땀이 차지 않으며,

슬리퍼와 다르게 발가락을 가려주는 크록스가 좋다고 한다.

“편하다는 신발 다 신어봤어요. 결국은 이거다 싶어요”

서울아산, 삼성서울, 고려대학교 안암 및 구로, 한양대학교 등 주요 대형병원

젊은 의사들 사이에 크록스 신발이 인기 상한가를 치고 있다. 병동이나 응급실에서

크록스를 신는 의사들은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삼성서울병원은 수술실 의사 절반 이상이 크록스를 신는다고 한다. 오랫동안 서

있어야 하기 때문에 의료전문 수술화보다 푹신한 크록스가 ‘수술실 전용화’로 더

인기를 끌고 있는 것.

일이 고되고 분초를 타투는 응급실에서도 크록스에 의지하는 의사가 많다.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응급의학과 의사 홍성우씨(27)는 “슬리퍼, 컴포트화, 운동화 등 편하다는

건 다 신어봤다”면서 “결국은 이거다 싶었고 응급실 말고도 하루 종일 신는다”고

말했다.

“땀 안 차고, 발가락도 안보여 환자에게 민망하지 않아요”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응급의학과 레지던트 백승원씨(35)도 크록스를 신은 지 올해로

3년째.  주위 동료들이 하나 둘 크록스를 신는 것을 보면서부터다. 처음에는

반신반의 했으나 신어보니 웬걸 너무 편했다. 백씨는 “짙은 밤색을 아내가 골라줬다”면서

웃었다.

“신고 벗는 기동성이 좋지만 새벽녘 쯤 뒤꿈치는 아프죠”

고대안암병원 1년 차 인턴 박성준씨는 응급실을 거의 뛰어다니다시피 했다. 밀려드는

환자로 잠이 모자란 그는 착용감 외에 크록스의 장점으로 ‘기동성’을 꼽았다. “침대에서

눈을 좀 붙이다 호출이 오면 양말도 못 찾고 크록스를 꿰 신고 바로 응급실로 내려와요.

그 때 편하죠”라고 했다.

그러나 이들은 애용하는 크록스 신발을 하루 종일 신을 수는 없다. 교수님들이

크록스 신발을 싫어하기 때문. 젊은 의사들은 “교수님들 중 넥타이와 구두를

고집하시는 분들이 많다”면서 “교수님들이 퇴근하신 후인 6시부터는 크록스로

갈아 신을 수 있다”고 전했다. 교수들도 응급실 상황과 젊은 의사들의 처지를

아니까 그 이후는 신발까지 간섭하지는 않는다는 것.

그 반대인 경우도 있다. 삼성서울병원에서는 머리 희끗한 교수들도 크록스를 신고,

그를 따르는 제자들도 각양 각색의 크록스화를 신는다.

의사들과 함께 밤새우는 크록스 신발

크록스가 나오기 전부터 보다 편한 신발을 찾으려는 젊은 의사들의 노력은 계속됐다.

앞이 트인 슬리퍼, 푹신한 운동화, 다양한 컴포트 화 등 각양각색의 편하다는 신발들이

의사들 사이에 경쟁을 벌였다. 최종 승자는 크록스일까. 다른 신발이 어떻게 젊은

의사들을 사로잡을지 알 수 없지만 현재 우리나라 응급실의 밤을 함께 새우는 신발은

크록스다.

이 신발은 하얀 가운과 넥타이, 그리고 검정색 구두라야 어울릴 것같은 의사들의

복장에 작은 혁명이다. 의사의 발이 편하면 그들의 밤이 조금이라도 덜 힘들고, 환자들의

밤도 아울러 편해질 것이다. 크록스를 신고 뛰는 젊은 의사들, 화이팅!

이진영 기자 mint@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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