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널티킥 성공, 과학자들의 해법은?

골키퍼 무릎 펴지는 쪽으로 차야 ‘골인’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을 앞두고 축구에 대한 열기가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축구를 볼 때 가장 긴장되는 순간은 뭐니뭐니해도 승부차기와 페널티킥. 선수의 역량이나

당시의 운에 따라서도 성공여부가 좌우되지만 골키퍼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원리를

꿰뚫고 있으면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이 연구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로 유로2008 우승국인, 이번 월드컵의 강력한 우승후보국 스페인의 과학자들이

내놓았다.

파블로 올라비대 뉴네즈 산체스 교수는 골키퍼와 키커의 움직임과 동작 시간 등

페널티킥에 관여하는 여러 요소들을 분석해 페널티킥 성공 공식을 산출하고 이에

따라 공을 차면 성공률이 ‘쑥’ 올라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앞서 그라나다대의

안토니오 오낭 교수는 2005년 ‘국제 스포츠의학지’에 “골키퍼는 키커가 공을 차기

직전에 움직인다”는 ‘법칙’을 발표했다. 그렇지 않으면 왼쪽 또는 오른쪽으로

 오는 공을 쳐낼 수 없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골을 차기 전 골키퍼의 움직임을

‘선행지수 움직임(movement pre-indexes)’이라고 칭했다. 산체스 교수는 골키퍼의

선행지수 움직임을 키커에게 가르치는 게 골을 성공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지 알아보았다.

결과는 놀라웠다.

산체스는 선수 10명과 아마추어 10명을 4그룹으로 나눠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군

두 그룹은 골키퍼의 선행지수 움직임 장면에 대해 비디오를 보면서 교육을 받았고

대조군 두 그룹은 이 과정을 생략한 채 페널티킥을 했다.   

그 결과 비디오 교육을 받은 축구선수와 그렇지 않은 선수 사이에는 성공률에서

현격한 차이가 났다. 골키퍼의 선행지수 움직임에 대해 확실히 안 선수들은 골키퍼가

잡기 힘든 부분으로 정확하게 공을 차 넣는 능력도 뛰어났거니와 골 결정 시간도

275㎳(밀리세컨드, 1000분의1초)에서 189㎳로 확연히 줄어들었다. 골키퍼의 선행지수

움직임에 대해서 교육받지 않은 그룹은 선수든 아마추어든 페널티킥 성공률이 낮았다.

 

연구진에 따르면 키커가 마지막 스텝을 밟고 나서 골키퍼의 무릎이 펴진 쪽으로

공을 차면 골 성공률이 높았다. 골키퍼가 오른쪽으로 몸을 날리려면 왼쪽 무릎을

펴서 반동을 줘야 하기 때문이고 반대 방향인 경우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교육을

받은 키커는 골키퍼의 몸을 △머리~어깨 △상체 △허리~무릎 △무릎~발목까지로 4등분하고

허리에서 무릎까지에 시선을 두고 공을 찼지만 그렇지 않은 선수는 대체로 골키퍼의

온몸을 보며 공을 찼다. 결론은 키커가 페널티킥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골키퍼의 허리에서

무릎까지에 시선을 집중하고 마지막 스텝에서 골키퍼의 무릎이 펴지는 쪽으로 슛하면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

이 연구결과는 ‘지각과 운동기술(Perceptual and Motor Skills)’ 저널 최신호에

소개됐으며 미국 온라인 과학신문 사이언스데일리 등이 11일 보도했다.

    김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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