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꾼, 송년회서 금주하는 방법

알코올중독은 음주 충동조절 뇌기능 망가뜨려

술을 유별나게 좋아하는 사람, 술을 자주 마시는 사람, 술친구가 많은 사람, 술을

끊어야겠다는 말은 자주 하지만 단주에 성공하지 못하는 사람, 마셨다 하면 폭음하는

사람, 술자리가 길어지면 필름이 끊겨 전 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이 안 나는

사람, 술만 마시면 주사가 따르는 사람. 이런 술꾼은 술 마시는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연말을 견디기가 고통스럽다. 연말 송년회 모임에 안 나갈 수도 없고 나가면

동료들이 한 잔만 마시라고 유혹하는 손길을 뿌리칠 수도 없다.

간이 나쁜 사람에게 한 잔의 술이 ‘독(毒)’인 것처럼 알코올

중독 가능성이 있는 사람과 알코올 중독자에게도 한 잔의 술은 바로 독이

된다.

연세대 세브란스 정신건강병원 정영철 교수는 “술을 보게 되면 뇌에서 마시고

싶다는 충동이 일어난다. 충동 조절 기능을 가진 곳이 전두엽인데, 이 때 전두엽이

강하게 활성화 되면 그 충동은 조절하기 힘들어 진다. 알코올은 그 전두엽을 파괴한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그렇기 때문에 알코올 의존증 환자는 일반인보다 그 충동을

이겨내기가 더 힘들게 되고 술을 마시면 알코올이 전두엽을 다시 파괴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말했다.

반복되는 악순환에도 불구하고 술의 유혹을 떨쳐낼 수 없으면 뇌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손상돼 알코올성 치매

이어진다. 정영철 교수는 “주사가 점점 심해지는 사람은 이미 전두엽이 손상되고

있다는 신호다”며 “성격이 이상하다거나 습관일 뿐이라고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술을 지나치게 마시면 생물학적으로 뇌가 손상되기 때문에 본인의 의지만으로

술을 끊기는 어렵다. 알코올 의존증은 ▽심리적으로 자기중심적이 되고 낮은 자신감으로

인하여 오히려 자만심을 보이기도 한다 ▽주변의 자극에 매우 예민해진다 ▽심한

자기연민에 빠지고 우울해지기도 한다 ▽현실을 받아들이는 능력이 없어진다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행동적으로는 ▽술 조절능력, 자제력을 잃는다 ▽가족, 직업, 사회생활에

장해가 생긴다 ▽음주 후 행동에 대해 죄책감, 수치감을 갖게 되지만 알코올 의존이

진행되면 이러한 죄책감, 수치감조차도 느낄 수 없게 된다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런 증상들이 나타나면 의료진의 상담을 받고 치료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그리고 뇌의 전두엽 기능이 회복될 때까지는 절주가 아닌 ‘금주’를 해야 한다.

어떤 이유로든 금주를 결심했다면 내 의지를 주변에 확실하게 말해야 한다. 술을

끊기로 결심한 사람은 절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므로 우선 술자리를 피하고 불가피해서

가는 경우 술자리에서 살아남으려면 자신의 의지를 솔직하게 밝히고 주변의 도움을

받는 수밖에 없다. 알코올중독 치료를 받고 있다면 부끄러워하지 말고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

술꾼들이 연말에 밀려드는 술자리에서 살아남고 금주를 성공적으로 하기 위한

방법은 다음과 같다.

▽첫 잔을 피한다

직장 동료들은 어차피 먹을 것 시간 끌지 말라고들 하며 한두 잔의 술을 권한다.

하지만 확실한 본인 의지로 첫 잔을 피하면 주위에서 권하는 술잔도 차츰 줄어들게

될 것이다.

▽탄산음료 등 다른 음료수를 마신다

술자리의 흥을 깨지 않고 그 분위기에 맞추고 싶다면 탄산음료수 등 다른 음료수나

물을 술 대신 따라 마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부정적인 말과 생각은 떨쳐버린다

자기와의 싸움은 이래저래 힘들게 마련이다. ‘얼마나 또 갈까’ 라는 식의 부정적인

말은 금주를 선언한 사람의 의지를 나약하게 만든다.

▽전화상담센터를 이용한다

병원을 찾는 것이 어색하다면 보건복지가족부에서 지정한 전국 알코올 상담센터

(http://www.alcoholcsc.or.kr/) 등을 이용해 상담을 받도록 한다.

▽정신과를 방문해 전문의의 도움을 받는다

본인의 의지로 실패한 경험이 있거나 혼자서는 도저히 단주하기 힘들다면 전문의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술을 마시고자 하는 욕구를 억제하는 항갈망제

등의 약물, 귀에 놓는 침 등으로 술에 대한 갈망감을 줄여줄 수 있다.

‘알코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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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양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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