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 술-담배 식도암위험 190배

한잔에도 얼굴 붉어지는 사람 특히 조심해야

연말 술자리는 술이 약한 사람을 힘들게 하지만 금연 중인 사람에게도 초인적인

인내심을 요구한다. 금연을 잘 실천하던 사람도 술자리에서는 담배의 유혹을 뿌리치기

힘들다. 가까스로 참아내도 동료 흡연자들의 ‘물귀신 심리’에 허무하게 무너져

버린다.

그러나 술과 흡연을 동시에 하면 둘 다 하지 않는 사람에 비해 구강암 위험은

38배, 식도암위험은 190배까지 높아진다.

술을 마시면 알코올 해독을 위해 몸의 산소 요구량이 늘어난다. 산소를 운반하는

피 속의 적혈구는 산소보다 일산화탄소와 결합하는 능력이 3배나 더 높다. 담배를

피우며 고농도의 일산화탄소를 들이마시면 알코올 해독에 필요한 산소가 일산화탄소와

결합해 산소는 부족할 수밖에 없다. 체내 산소가 부족하면 술에 더 빨리 취하거나

깨기 힘들어진다.

술을 마시면서 동시에 담배를 피우면 암 발생 위험이 급증한다. 담배와 술 모두

암 발생의 주요 위험요소다. 알코올과 니코틴 등 독성물질이 체내에서 복합작용을

일으켜 신체에 더 큰 부작용과 합병증을 유발한다.

암 중에서도 코부터 식도까지 이르는 호흡기 쪽인 후두암 인두암 식도암과 소화기계의

간암 등의 위험이 높다. 이 암들은 다른 암에 비해 치료가 까다롭고 재발율도 높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민선 교수는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구강암

발생위험이 7배 정도 높고, 과음하는 경우는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구강암 발생

위험이 6배 높다”며 “두 가지 위험인자가 함께 있는 경우는 구강암 발생이 거의

곱에 가까운 38배나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술을 한 잔만 마셔도 얼굴이 곧바로 붉어지는 체질을 가진 사람은 알코올을 분해하는

효소 기능이 약한 사람인데 이런 사람이 음주와 함께 흡연을 하면 식도암에 걸릴

위험이 최대 190배나 높아진다는 연구가 있다.

일본 도쿄대 나카무라 유스케 교수 팀은 식도암 환자 1070명과 정상인 2832명을

대상으로 약 55만개소의 유전 정보의 차이를 비교한 결과를 발표했다고 지난 5월

14일 요미우리신문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분석 결과 술을 마실 때 속을 메스껍게 하는 원인 물질이면서 담배에도 들어있는

아세트알데히드(acetaldehyde)를 분해하는 효소 기능이 약한 사람이 1일 캔맥주 1개

이상을 마시고 흡연도 하면 상승효과가 일어나 술 담배를 모두 하지 않는 사람에

비해 식도암의 발병위험이 190배나 높아졌다. 술이 약한 체질의 사람이라도 음주와

흡연을 합께 하지 않으면 발병위험이 7배 정도로 내려갔다.

유럽과 남미 사람은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술과 담배를 함께 하면 식도암 위험이

107배 높다는 연구도 있다.

박 교수는 “담배를 피우지 않고, 음주량을 하루 2~3잔 정도로 조절한다면

코에서 식도까지의 호흡기 계통 암을 75%이상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소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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