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9천만원 전공의, 지원자 0명”

올해도 각 병원 흉부외과 대거 미달

병원이 흉부외과의 전공의(레지던트) 미달사태를 모면하기 위해 제시한 파격적인

월급 인상안도 별 소용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3일 마감한 각 병원 전공의 지원 마감 결과에 따르면 흉부외과는 병원 별로 차이가

있지만 여전히 정원을 겨우 채우거나 미달이었다. 연봉 9000만원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한 고대의료원에는 4명 모집에 한 명도 지원하지 않아 병원 측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서울대병원을 비롯한 각 병원은 이날 전공의 지원자 현황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3명을 뽑는 서울대병원에서 5명이 지원했고 1명을 모집한 건국대병원은 2명이 지원해

정원을 넘겼다.

그러나 각각 5명과 4명을 모집한 서울아산병원과 삼성서울병원이 1대1을 기록했고,

가톨릭대 중앙의료원, 고대의료원, 연세의료원 등은 미달인 것으로 나타났다. 5명을

뽑는 연세의료원은 3명이 지원했고, 산하 10개 병원에서 전체 5명을 모집하는 가톨릭대

의료원은 단 1명이 지원했다.

특히 흉부외과 전공의에게 월급을 400만원 인상해 연봉 9000만원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한 고대의료원은 산하 3개 병원에서 4명을 뽑으려고 했지만 지원자가

전혀 없어 충격에 휩싸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대의료원 교육수련팀 관계자는 “구체적인 지원 현황은 3일 오전에 발표하겠다”면서

“흉부외과 지원자는 전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보건복지가족부는 지난 7월부터 흉부외과 수술의 보험수가를 100% 인상하기로

결정했고 입부 병원들은 흉부외과 전공의 월급을 파격적으로 인상하는 유인책을 마련한

바 있다. 대한흉부외과학회도 최근 흉부외과 교수와 전임의 수를 늘려 졸업 후 자리를

마련하고 체계적인 수술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지금까지 흉부외과 전공의는 밤낮없이 일하고도 교수 자리는 한정돼 있어 전공의

기간을 마치면 자신의 전공을 살리기가 힘들어 전공의 지원자들에게 기피대상 1호로

꼽혀왔다.

이와 관련, A대학병원의 3년차 전공의 박 모씨는 “젊은 사람들은 무조건 돈만

보고 전공을 택하지는 않는다”면서 “흉부외과 전공의에게 월급을 파격적으로 올려준다고

해도 다른 과 전공의가   부러워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B대학병원의 서 모 교수는 전혀 다른 해석을 내놓았다. 그는 “그 동안 대한병원협회에서

저비용으로 전공의를 쓰려고 정원을 지나치게 많이 정했다”며 “지금 들어가는 인원

정도가 적정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도 서울의 큰 병원에서는 환자가 몰리지만

지방병원에서는 수술할 환자도 없는데 왜 지금의 정원을 채우려고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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