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종대비, 새로운 독감치료제 개발 시급”

유럽 신종플루 변종 잇따라 출현

유럽에서 신종플루

바이러스의 변종이 발견됐다는 보고가 잇따르면서 국내에서도 체계적인 대비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영국 웨일스의 한 병원에서는 신종플루 치료제로 쓰이는 타미플루에 내성을 지닌

변형 신종플루 바이러스가 발견돼 인간을 통해 감염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고 노르웨이에서도 신종플루의 변형 바이러스가 확인됐다.

영국 보건당국은 20일 “타미플루에 내성을 지닌 신종플루 변형 바이러스의

인간 대 인간 감염 가능성에 대해 정밀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 변형

바이러스는 병원에 입원 중인 환자 5명에서 발견됐고 이 중 3명은 사람을 통해 병원에서

감염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또 노르웨이 보건당국은 이날 신종플루 계통 바이러스의 변종이 사망자 2명과

중증환자 1명에게서 확인됐으며, 변종이 감염자들의 증세를 악화시킨 원인이 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특히 노르웨이 공중보건국은 “유전자 변이는 신종플루 바이러스가 인체 호흡기에

더 깊숙이 침투해 한층 심각한 질병을 유발하는 능력을 갖도록 하는 데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WHO는 “변종 바이러스가 사망 등 치명적인 상황을 유발했다는 증거는

아직 없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바이러스는 끊임없이 복제를 하면서 이 과정에서 돌연변이가 생긴다. 이런 돌연변이

특성이 계속 축적되면 본래의 바이러스와 다른 변종으로 바뀌게 된다. 바이러스 스스로

살아 남기 위한 자구책이다. 독감인플루엔자도 바이러스 입장에서 본다면 1996년

출시된 타미플루와 전쟁을 치르면서 이미 99% 정도의 내성을 키운 셈이다.

이론적으로는 16종의 H 단백질과 9종의 N 효소의 조합이므로 모두 144 종의 변종이

가능하다. 변종과 변이의 가능성은 항상 열려있는 것이다.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신종플루 바이러스의 아미노산 구조 하나만

바뀌어도 타미플루에 내성이 생길 수 있다”며 “타미플루에 내성이 생긴 새로운

변종 바이러스가 출현한 것이 아니라 신종플루 바이러스의 유전자 점돌연변이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타미플루가 거의 유일한 신종플루 치료제로 쓰이고 있고 이미 국내에서 200만

명이 넘는 환자들에게 타미플루가 처방된 현실에서 소규모의 변이라고 하더라도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김우주 교수는 “소규모 내성 변이라고 하더라도 집단감염이 생긴다면 전국적으로

퍼져나가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아직 본격적인 겨울로 들어서지 않은 만큼 신종플루에

대해 경계를 낮춰서는 안 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타미플루를 일주일 동안 복용하고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일단 내성을 의심해

봐야 한다. 타미플루 내성 변이주에 대해서는 리렌자가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리렌자는 분말형 흡입제제이기 때문에 7세 이하 어린이나 천식, 만성폐쇄성 폐질환이

있는 환자들은 사용하기가 쉽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김 교수는 “바이러스는 확산이 빠르다는 특징이 있으므로 이번 신종플루를 계기로

새로운 독감 치료제에 대한 연구를 미리미리 진행해야 한다”며 “국민 불안, 사회

경제적 피해 등 현재 겪고 있는 신종플루 사태를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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