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뚱한 아이일수록 사춘기 빨리온다

성조숙증 아동 7.6배 증가

가슴이 나오고 생리가 시작되는 등 너무 어린 나이에 2차 성징이 나타나는 질병인

성조숙증

가진 아이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소아 비만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비만아동이 늘어남에 따라 성조숙증

위험도 증가한다는 것. 보건복지가족부가 2007년 실시된 건강영양조사자료를 분석한

결과 소아청소년 비만율은 1997년 5.8%에서 2007년 10.9%로 2배 증가했다.

비만은 성호르몬이 빨리 분비되게 만들기 때문에 성조숙증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뚱뚱하면 2차 성징이 나타나게 만드는 ‘렙틴’이라는 물질이 체내에 과량

분비된다. 여자 어린이는 살이 찌면 남성호르몬을 여성호르몬으로 바꾸는 ‘아로마타이즈’라는

효소까지 많이 나와 2차 성징이 더욱 일찍 나타난다.

인제대 상계백병원 소아청소년과 박미정 교수팀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08년 5~13세에 성조숙증으로 진단을 받은 아동이 2004년보다 7.6배

증가했다.

성조숙증은 보통 12~16세 사이에 성호르몬이 분비되면서 시작되는 2차 성징이

여자는 8세, 남자는 9세 이전에 나타나는 질병이다. 여자는 가슴에 몽우리가 만져지고,

생리가 시작되며 남자는 고환, 음경 등이 커진다. 성조숙증은 보통 남자아이보다

여자아이에서 5배 정도 많이 나타난다.

성조숙증의 원인은 명확하게 규정된 것이 없으며 비만 외에도 환경호르몬 및 오염,

가정환경 등 여러 가지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전문가들은 얘기한다. 미국

애리조나대 브루스 엘리스 박사팀이 ‘아동발달연구사회저널(the journal of the

Society for Research in Child Development)’ 2007년 11월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집안 환경이 불안정할수록 특히 편부모이거나 억압적인 분위기의 가정일수록 스트레스를

받은 여자아이가 성조숙증에 걸릴 위험이 더 높았다.

음료나 통조림 캔, 플라스틱 젖병, 음식용 랩 등의 원료로 쓰이는 환경호르몬

비스페놀A가 심장병과 당뇨병을 일으킨다는 연구결과가 ‘미국의학협회저널(JAMA)’

2008년 9월호에 실리기도 했다.

성호르몬 억제주사 맞아야…골밀도 감소 부작용

성조숙증이 오게 되면 성장판이 빨리 닫혀 키가 자라지 않기 때문에 치료를 위해서는

성호르몬 분비를 억제하는 호르몬 주사가 사용된다.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주웅

교수는 “사춘기가 정상적으로 오면 유방발육이 시작되고 키 등이 훌쩍 크는 급속성장기가

온 후 초경이 오는 것이 통상적인 순서다”며 “초경이 시작되면 성호르몬 분비가

크게 증가하고 상대적으로 성장호르몬 분비는 줄어 성장판이 닫히는 것이 시작돼

자라는 속도가 늦어진다”고 말했다.

치료를 위해서 성호르몬 억제를 위한 주사는 한 달에 한 번씩 맞고 기간은 개인마다

다르지만 급속성장기가 끝난 시점의 키에 도달하면 보통 중단한다. 총 약 6개월에서

1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그러나 호르몬 억제 주사는 골밀도 감소라는 부작용이 있다.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억제되면 골밀도가 감소해 뼈가 약해진다. 골밀도 감소는 구체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이 없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수 있지만 가벼운 충격에도 골절상을

입는 등의 문제가 나타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성조숙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성조숙증을 유발하는 여러 원인들 가운데 일상생활에서

조절 가능한 부분에 신경써야 한다. 어릴 때부터 뚱뚱해지지 않도록 체중 관리를

해야 하며 화목한 가정을 유지해 아이가 스트레스에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 캔보다는 유리병에 들어 있는 제품을 구입하는 등 환경호르몬에 노출되는 것을

최소화 한다.

    박양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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