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칼럼]의사를 못 믿어서야…

IT 기업에 근무하는 김 모씨(40. 서울 양천구)는 의료관련 블로그나 카페를 통해

평소 궁금한 질병이나 질환 정보를 얻는다.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던 터라 얼마 전

그와 함께 점심을 먹게 됐다. 이런 저런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하던 중 뜻밖의

이야기를 듣게 됐다. 그는 얼마 전 그의 딸이 39도까지 열이 올라 덜컥하는 마음에

거점병원을 찾았다고 한다. 진료를 마친 의사는 혹시 모르니 타미플루를 처방 받아

딸에게 복용하도록 하는 것이 좋겠고 말했는데 그는 내성을 우려해 의사의 제안을

거절하고 열만 내려주는 해열주사만 맞겠다고 했다고 한다.

“혹시 잘못되면 어떻게 하느냐”고 묻자 그는 이 것 저 것 따진 최악의 상황을

고려한 결정이었다고 했다. 그가 딸을 데리고 병원에 간 날은 공교롭게도 탤런트

이광기씨의 아들이 신종플루 감염으로 숨진 바로 그날이었다. 그의 고민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그는 의사의 처방보다 자신의 판단을 우선시 한 것이다. 전문의들은

신종플루 검사를 받지 않았어도 증세가 있다면 타미플루를 복용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한다. 내성을 걱정해 타미플루를 복용하지 않았다가 합병증이 발생하면 더 위험하기

때문이다. 전문의들은 특히 어린이는 면역력이 약하기 때문에 신종플루에 감염됐을

때 폐렴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이 크다고 말한다.

그가 위험할 수도 있는 판단을 내린 것은 인터넷 블로그나 카페에서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상당수 환자들이 신뢰하고 있는 인터넷 의료정보라는

것이 100% 믿을 것이 못 된다는 데 있다. 인터넷에는 신종플루와 관련해서도 온갖

‘괴담’이 넘치고 있다. 지금 백신 접종이 학생들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하는 것이다,

타미플루의 특허를 가진 회사가 바이러스를 세계에 퍼뜨렸고 곧 새로운 변종 바이러스를

퍼뜨릴 것이라는 등 황당무계한 내용이 적지 않다. 잘못된 의료정보는 자칫 환자의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에이즈 괴담’을 믿고 약을 복용하지 않는

환자들이 있는데 그들의 말로는 비참했다. 반면 의사를 믿고 약을 처방받고 있는

환자들은 10년 이상 건강하게 살고 있다.

환자들이 의료 정보 블로그나 까페 및 포털을 선택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점은 의료소비자의 입장에서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지 여부다. 지금이라도 인터넷에

들어가 의료정보를 제공하는 블로그나 카페들을 검색해 살펴보면 의료 소비자의 생명을

존중하고 살리는 정보를 제공하는 곳보다 그렇지 못한 곳을 더 많이 발견할 수 있다.

‘의사의 고민’에 대해서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의사는 환자가 오면 고민 없이

‘뚝딱’ 만들어진 정답을 제시하는 사람이 아니다. 의사는 환자의 몸 상태와 증세에

대해 온갖 것을 따져보고 여러 경우의 수에 따른 득실을 저울질해서 환자에게 가장

유리한 선택을 하는 사람이다. 그것이 의사의 전문성이다. 이 전문성은 단지 전문지식을

안다는 차원을 넘어서는 전문성이다. 그 전문성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결국 피해는

환자에게 오기 마련이다.

의사들도 인터넷에서 정보를 찾아보고 온 환자를 비난하거나 무시만 할 것이 아니라

이들을 설득할 수 있는 기술을 연구해야 한다. 이래저래 의사하기 힘든 세상이라고

푸념할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괴담이나 낭설에 대해서도 말이 안 되는 이유를 설명해줘야

하고 또 자신이 어떠한 선택을 하게 됐는지에 대해서도 쉽고 분명하게 말해줄 수

있어야 한다. 의사가 환자의 마음을 얻을수록 치료효과가 높아진다는 것은 의학적으로

증명되고 있는 사실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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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양명 기자 toann@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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