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일부종사해야 갓난애 튼튼”

여성이 남편정자를 ‘우리편’ 인식

오랜 기간 한 ‘일부종사(一夫從事)’한 여성이 건강한 아기를 낳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뉴질랜드 오클랜드대 래리 챔리 박사팀은 첫 번째 임신을 한 여성 2507명에게

아기 아빠와 얼마나 오랫동안 관계를 유지해왔는지를 조사하고 이 기간이 임신부와

아기의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 한 남성이랑만 계속 관계했어도 6개월 미만의 짧은 기간 잠자리를 해오다가

임신을 한 여성은 아기 아빠와 더 오래 관계를 맺어온 여성보다 임신고혈압이나 이로

인한 임신중독을 겪는 확률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기 아빠와 짧은 기간

관계해온 임신부는 그렇지 않은 임신부보다 저체중아를 더 많이 출산하기도 했다.

챔리 박사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남성의 정자 안에 들어있는 이로운 항체인

부계 항원이 여성에게 더 많이 노출돼 여성의 면역계가 이를 포용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결과는 ‘생식면역학’을 뒷받침하는 유력한 증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생식면역학은 임신부의 면역체계가 정자나 태아를 ‘이물질’ 또는 ‘적’으로 인식해서

공격하지 않고 ‘우리 편’으로 인식하고 포용할 때 임신에 성공한다는 가정을 바탕으로

불임을 치료하는 분야. 이 이론에 따르면 여성이 오랫동안 ‘일부종사’하면 남편의

정자를 ‘아군’으로 알고 포용하기 때문에 임신가능성이 높아지는 반면, 숱한 남자와

관계를 맺으면 피임약을 복용하지 않아도 ‘건강한 임신’과 점점 멀어지게 된다.

참고로 2006년 연세대가 선정한 ‘미래의 한국 여성 리더 100인’에 뽑힌 미국 시카고의대의

곽영희 박사는 이 이론을 바탕으로 남편 면역계의 림프구를 아내에게 주사해서 아내에게

남편의 면역시스템에 대한 정보를 미리 알게 해서 임신 가능성을 높이는 생식면역학의

대가다.    

이번 오클랜드대의 연구결과는 ‘생식면역학 저널(Journal of Reproductive Immunology)’

최신호에 소개됐으며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 온라인판 등이 13일 보도했다.

    김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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