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울림, 신경 쓸수록 귀는 더 운다

이명, 대수롭게 생각해선 안돼

조용한 곳에서 갑자기 귀가 먹먹한 듯하며 “윙~“하는 소리가 나는 경험, 누구나

한번쯤은 겪어봤을 것이다. 대부분은 잠시 뒤 멈추기 때문에 별 신경을 쓰지 않지만

밤낮으로 지속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이명(耳鳴), 즉 귀울림은 바깥에서 아무 소리가

나지 않는데 소리가 들리는 것을 말한다. 귀에 탈이 나서 생기는 현상으로 정신적

문제로 생긴 환청(幻聽)과 구분된다.

보통 귀가 울린다고 표현하고, 어떤 사람은 딸깍 소리나 벌레, 바람 소리가 들린다고

한다. 대부분의 사람은 살면서 잠깐씩 이명을 겪게 되지만 수년 혹은 수십 년간 지속적으로

이명이 계속되는 사람도 있다.

미국에서는 성인의 15%, 노인 층의 25%가 이명을 갖고 있는데, 대부분은 조용할

때만 이명이 생기기 때문에 병원을 찾지 않지만 일부는 크게 생활의 지장을 받는다.

상당수 환자는 바깥 소리가 잘 안 들리는 난청보다 이명이 훨씬 괴롭다고 하소연한다.

마치 하루 종일 경기가 진행 중인 야구경기장 한가운데 앉아있는 것 같다며 괴로워하는

사람도 있다.

보통 이명은 난청이 있을 때 흔하고 모든 난청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이명을

동반하곤 한다. 나이가 들면서 청력이 점점 나빠지므로 난청과 함께 이명도 늘어난다고

할 수 있다. 그럼 청각기능이 나빠지면 왜 이명이 생기는 것일까? 귓속 신경계의

수많은 청각 세포들이 나이가 들어 죽으면 뇌로 신호를 보낼 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뇌가 소리가 나는 것으로 잘못 인지해서 이명이 생기게 된다는 것이 최근 학설이다.

이명은 난청과 무관하게 올 수도 있다. 빈혈이나 귀 근처의 혈관장애도 원인이다.

불면증이나 우울증 또는 은퇴, 배우자의 사 등 여러 가지 심리적 스트레스도 이명과

관련이 있다. 결국 세상 만사가 그렇듯, 심신이 편안해야 비로서 해결되는 측면이

이명에도 있다는 얘기다. 어느 날 아침 갑자기 귀가 울려온다면 요사이 뭔가 잘 안

풀리는 일은 없나 한번 되짚어볼 일이다.

이명은 치료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이명이 환자가 만족할 만큼 치료되는 것은

아니다. 이명이 없어지지 않으면 당뇨나 고혈압처럼 평생 관리하며 지내야 한다.

이명의 치료는 원인이 밝혀지면 그에 따라 원인을 제거해주는 것이 원칙이다.

예를 들어 중이염 때문에 생긴 이명이라면 중이염 치료를 해주면 이명은 사라진다.

또 귀지가 고막을 자극해 생긴 이명 역시 귀지를 제거하면 없어진다. 혈압 때문에

오는 이명이나 약 복용 후 발생한 이명도 마찬가지다. 이명은 턱 관절의 기능에 문제가

있을 때에도 올 수 있다. 턱 관절의 신경이나 근육은 귀와 연관이 있기 때문에 치과

치료로 효과를 보기도 한다.

끝까지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이명에 대해서는 명확한 치료는 아니더라도 이비인후과에서

보조적 도움을 주는 약물 치료를 받을 수 있으며 이에 만족하는 환자들도 많다.

이명 환자는 커피, 담배 등을 피하는 것이 좋다. 니코틴은 귀의 신경에 산소 공급을

해주는 미세 혈관을 좁게 만들어 이명을 더 심하게 한다. 어떤 환자들은 너무 설탕이

많은 음식을 먹어도 증상이 심해진다. 물론 스트레스를 줄이고 휴식하는 것도 중요하다.

우선 이명을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 있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이명에 대해 정신을

쏟으면 쏟을수록 증상은 심해질 수 있다. 이명 환자는 시끄러운 곳을 피하고 불가피할

때는 귀마개 등을 사용한다.

이명 환자는 귀가 울리는 소리 밖에 들리지 않는 너무 조용한 환경에 있지 않는

것이 좋다.  라디오나 TV같은 정도의 소음이 주변에 있도록 하여 이명을 웬만큼

가리면 도움이 된다. 가장 문제가 되는 때는 잠자리에 들 때인데 특수한 소리가 나는

소리 발생기를 사용해서 고통을 줄일 수도 있다. 또 보청기와 비슷하게 생긴 이명

차폐기를 사용해 이명 소리와 비슷한 소리를 들려줌으로써 효과를 볼 수도 있다.

 

최근에는 적극적 상담치료와 소음발생기를 병용한 이명재활치료법이 많이 사용되고

있다. 이것은 일정한 소음을 일부러 귀에 지속적으로 들려주고 지속적인 상담을 하여

뇌에서 원래 있던 이명에 대해 서서히 무딘 감각을 갖도록 하여주는 방법으로 의학용어로

‘습관화’를 통해 이명의 강도를 낮춰주는 것이다.  

세상은 크나 작으나 각종 소음으로 차있다. 그런 의미에서 주변 환경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 것은 정신건강에만 유익한 것이 아니다. 이명의 관리에도

곡 필요한 덕목이다.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이비인후과 박문서 교수(문의 02-440-73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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