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샘비대증에 감기약? 소변길 막혀

전립샘환자 전문의와 반드시 상담 해야

입력 2009.11.02 13:15 입력 2009.11.02 13:15 조회수 504

전립샘비대증을 앓고 있는 정 모(50. 서울 송파구 잠실동)씨는 얼마 전 감기에

걸렸다가 심한 고생을 했다. 콧물이 나고, 기침이 나자 정 씨는 동네 약국에서 감기약을

사먹었다. 그러나 그날 밤 정 씨는 소변길이 막히는 증상인 급성요로폐색으로 병원

응급실에 실려가 응급처치를 받아야 했다.

날씨가 쌀쌀해지면 전립샘비대증 및 전립샘염을 앓고 있는 사람은 감기약 복용을

조심해야 한다.

감기약에는 재채기와 콧물을 멎게 하는 항히스타민, 기관지를 확장시키는 에페드린

성분이 있다. 이들 성분은 소변이 나오는 방광 입구와 전립샘을 둘러싼 요도 근육을

수축시킨다.

중앙대학교병원 비뇨기과 명순철 교수는 “감기약에 들어있는 항히스타민

성분과 에페드린 성분은 교감신경을 활성화시켜 방광과 요도근육을 수축 시켜 배뇨

기능이 악화돼 화장실에 자주 가게 만들며 심하면 급성요로폐색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 환자는 계절 독감과 신종플루에 쓰이는 약도 감기약과 마찬가지로 전립샘에

좋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지만 두 약은 성분이 다르므로 계절독감이나 신종플루가

의심되면 약을 복용하는 것을 피할 필요가 없다.

전립샘비대증 환자들은 날씨가 쌀쌀하게 되면 소변을 보는 데 힘들어 진다.

기온이 떨어지면 전립샘 근육이 수축되기 때문이다.

이대목동병원 비뇨기과 윤하나 교수는 “날씨가 추워지면 방광 근육이 쪼그라들고

전립샘 근육도 수축 돼 숨어있던 전립샘비대증이 드러나게 되는 것”이라며 “심한

사람은 요로폐색 등 배뇨 이상으로 응급실로 실려 오는 수도 있다”고 말했다.

명순철 교수 팀이 2003~08년 전립샘비대증 환자 6만355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월과 11월에 배뇨 장애를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환자가 가장 많았다.

이 질환의 증상은 소변을 잘 못 참는다든지, 소변 줄기가 가늘어진다든지, 소변

볼 때 통증을 느낀다는 등이다. 잠자다가 소변을 보러 두 번 이상 일어나도 하고,

곧 나올 것 같으면서도 오줌이 안 나오는 경우도 있다. 다 눌 때까지 시간도 오래

걸린다.

전립샘비대증 예방을 위해서는 전립샘에 좋은 콩 단백질, 토마토, 마늘 등의 과일-채소를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다. 전립샘비대증을 앓고 있는 사람은 술 마실 때 화장실에

가고 싶다는 느낌이 들면 참지 말고 소변을 봐주는 것이 좋다.

아스피린이나 이부프로펜, 아세트아미노펜 계열의 진통제를 정기적으로 먹으면

전립샘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미국 메이요클리닉 제니퍼 사우버

박사 팀은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치료제(NSAID)를 매일 복용한 남자들에게서 전립샘비대증이

절반 정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미국 역학 저널(American Journal of Epidemiology)’

발표했다.

사우버 박사는 진통제가 어떻게 비뇨기 질환을 예방하는지 정확한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항염증 성분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미국 비뇨기과 학회가 개발하고 세계보건기구(WHO)가 인정한 ‘국제 전립샘 증상점수(IPSS)로

전립선 증상을 자가진단해볼 수 있다.

▼ 전립샘비대증 자가진단법

1. 최근 한달 간 소변 후 시원치 않고 소변이 남아있다는 느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