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임신부 신종플루 감염위험 높아

면역체계 제 기능 못해 독감 백신에 과민반응

우울증 증상이 있는 임신부는 그렇지 않은 임신부보다 체내 면역력 조절 능력이

떨어져 계절성 독감에 감염될 위험이 더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면역체계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 계절성 독감 뿐 아니라 신종플루에 걸릴 확률도 높아지기

때문에 평소 우울감을 많이 느끼는 임신부는 특히 신종플루 예방에 주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 리사 크리스찬 교수팀은 임신한 여성 22명을 대상으로 평소

어느 정도 우울감을 느끼는지에 대한 문답형 우울증 검사를 실시하고, 독감 백신을 맞기

전과 맞고 나서 6~9일이 지난 뒤에 각각 피를 뽑아 면역력에 관계하는 성분이 어떠한

활동을 보이는지 관찰했다. 면역력을 판단하는 주요 지표로는 혈액 안에서 면역 조절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단백질인 대식세포 이동 억제인자(MIF), 체내 염증 반응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사이토카인인 인터류킨6와 종양괴사인자의 수치가 각각 사용됐다.

그 결과 우울함을 많이 느끼는 임신부일수록 백신을 맞았을 때 면역체계의 반응이

오랜 기간에 걸쳐 필요 이상으로 강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관찰됐다. 독감 백신을

맞기 전과 후 혈중 MIF 수치를 비교했을 때 우울증 증세가 많이 나타나는 여성에게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MIF가 2배 정도 많이 나타났기 때문. 백신을 맞은 뒤 인터류킨6과

종양괴사인자의 혈중 수치 또한 우울한 임신부에게 더 높게 나타났다. 이들은 적절할

경우 나쁜 바이러스나 세균에 대한 감염을 막아주지만 그 수치가 너무 높다면 자가면역

질환의 위험을 높이기도 하는 위험성을 지니고 있다.

백신에 대한 염증 반응은 감염에 더 잘 싸우기 위해 준비하는 면역체계의 자연스러운

활동이다. 하지만 우울한 임신부에게 이러한 염증 반응이 지나치게 나타났다는 점은

평소 면역체계가 제 기능을 못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드러내주고 있다.

크리스찬 교수는 “스트레스는 우울증을 유발하기 쉽고 스트레스는 임신부가 아닌

보통 사람들의 건강이나 면역 기능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뇌, 성격, 면역(Brain, Behavior, and Immunity)’ 최신호에

소개됐으며 미국 온라인 과학뉴스 사이언스 데일리, 영국 온라인 의학뉴스 전문지

메디컬 뉴스 투데이 등이 28일 보도했다.

    김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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