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조한 가을, 아토피환자 목욕법

당귀-작약 입욕제 도움, 보습제는 필수

‘참을 수 없는 가려움’ 아토피 환자에게 가을은 아토피와의 본격적인 전쟁을

시작하는 시기다. 추워지는 날씨, 실내 난방으로 인한 낮은 습도, 길어지는 실내

활동 시간 등 아토피 증상을 심하게 만드는 요인이 한꺼번에 생기게 된다.

아토피 환자들은 피부 저항력이 떨어져 있기 때문에 세균 감염이 잘 될 수 있다.

아토피 자체를 치료하기는 힘들어도 증상이 악화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청결,

보온, 보습이 가장 중요하다.

가을철 낮은 습도 때문에 피부가 건조해질 수밖에 없고 아토피 환자들은 가려움을

참지 못하고 더 많이 긁게 된다. 자연히 피부에 생채기는 늘 수밖에 없다. 여름이

땀과의 전쟁이라면 가을부터는 ‘건조’와의 전쟁이 시작되는 것이다.

아토피 환자에게 목욕은 보습에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특히 목욕을 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다. 건조한 날씨로 예민해질 수 밖에 없는 피부를 자극하지 않고 적절한

수분을 유지하는 데 신경 써야 하는 것이다.

동국대 일산병원 피부과 이애영 교수는 “아토피 환자들은 체온과 비슷한 37도

정도의 미지근한 물로 목욕을 하는 것이 좋다”며 “목욕 시간도 15~20분 정도 짧게

하는 것이 피부 자극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녹말이나 쌀, 귀리 같은 천연 재료를 가루로 만들거나 풀로 쒀서 욕조에 풀어주는

것도 피부 자극을 줄이는 데 효과가 있다. 아토피 환자들은 억지로 각질을 없애는

것 보다는 자연스럽게 떨어져 나갈 때까지 피부를 진정시켜 주는 것이 좋다. 비누

거품을 이용해 가볍게 닦아 주거나 피부를 두드리듯이 닦는 것도 자극을 줄이는 한

방법.

최근 당귀, 고삼, 황백, 작약 같은 한방 재료가 아토피 습진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미국에서 발표되기도 했다. 당귀는 혈액순환, 고삼은 가려움증 및 면역기능,

황백은 소화기능, 작약은 소염 진통 효과가 있다.

미국 마운트시나이병원 연구진은 이들 약제로 만든 입욕제와 크림을 아토피 환자들에게

8개월 동안 바르게 했더니 두 달 반 정도부터 개선 효과가 나타났고 스테로이드제제나

항생제, 항히스타민제 사용도 줄어들었다는 연구 결과를 지난 3월 미국 알레르기,

천식, 면역 학회 학술대회에서 발표했다.

씻기 보다 더 중요한 ‘수분 지키기’

아토피 환자들에게는 씻는 것만큼 습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목욕 후 보습제

사용은 필수. 목욕 후 피부가 마르기 전에, 즉 3분 이내에 보습제를 발라줘야 효과가

있다.

일단 아토피가 없는 부위에 발라 봐서 피부가 붉어지거나 가렵거나 따가워지는

것은 바르지 말아야 한다. 각질이 있거나 피부층이 두꺼운 부위에는 끈적임이 있는

보습제를, 부어 오르거나 진물이 나는 곳은 로션같이 물에 잘 닦이는 제품이 좋다.

아토피는 원인이 되는 물질이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관리법도 사람마다 다르다.

어떤 사람에게 효과가 있는 목욕법도 다른 사람에게는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 최인화 교수는 “아토피에 좋다는

방법을 한꺼번에 모두 적용하다 보면 증상이 나빠졌을 때 어떤 것에 의한 자극인지

모르게 된다”며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 반드시 나에게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므로 혼자서 치료 방법을 결정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누가 좋다고 무작정 따라 하기 보다는 자신의 증상을 가장 잘 아는 의사와 상의해서

치료 및 관리법을 선택해야 하는 것이다.

    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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