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살 빠지셨나요?…당뇨병, 암 의심을

얼굴 빛, 움직임 등 꼼꼼히 챙겨야

명절을 맞아 고향에 내려가면 반갑다고 손을 잡고 인사하는 것 이외에 오랜 만에

보는 부모님이나 친척들의 안색이나 신체 변화를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자주 보는

얼굴이 아닌 만큼 몸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 금방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이정권 교수는 “평소에 질환이 있는 분이라면 예전에

비해 더 심해지지는 않았는지, 약은 잘 챙겨 드시는지, 특별한 부작용은 없는지 관심을

가지는 것이 좋다”며 “한 번도 건강 검진을 받은 적이 없다면 건강 검진을 받게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고 말했다.

몸무게가 변했다면?

몸무게는 노인의 건강을 말해주는 ‘바로미터’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강희철 교수는 “자주 못 찾아 뵙는 분이라면 몸무게의 변화를 금방 알아챌 수 있을

것”이라며 “예전보다 몸무게가 줄었다면 주의 깊게 살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예전에 비해 살이 빠졌다면 암, 갑상샘질환, 당뇨병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살은 빠졌는데 식사량은 늘고 소변량도 많아졌다면 당뇨병일 수 있다. 당뇨병은

피부에 생긴 종기가 잘 낫지 않고 가려움증을 동반하기 때문에 피부도 잘 살펴보면

알 수 있다. 부모님이 당뇨병이 있다면 발에 상처가 있지는 않은지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당뇨병이 있는 사람들의 가장 큰 특징은 입 냄새다. 당뇨병 환자의 입 냄새는

이를 잘 닦지 않아서 나는 냄새와는 다르다. 당뇨병이 있으면 감염증이 쉽게 생기기

때문에 ‘단내’라고 표현할 수 있는 냄새가 난다.

이외에도 입에서 시큼한 냄새가 난다면 위장질환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갑상샘 이상, 뇌하수체 이상, 부신피질 기능 저하 등 몸무게를 줄어들게

만드는 질환은 다양한 만큼 몸무게 변화를 눈여겨 봐야 한다.

노인들이 몸무게가 느는 경우는 잘 없다. 대부분 약에 의한 부작용이다. 강희철

교수는 “관절과 관련해 불법적인 스테로이드약을 먹는 사람들은 살이 찔 수 있다”며

“요즘도 농촌 지역에서 관절에 좋다는 말에 솔깃해 자식들 몰래 스테로이드제제를

복용하는 노인들이 있다”고 말했다.

낯빛이 바뀌었다면?

예전에 비해 식사량이 줄고 얼굴이 창백하다면 빈혈을 의심해 볼 수 있다. 20~30대

여성에서만 빈혈이 있는 것은 아니다. 류마티스 관절염, 대장질환 등 만성 질환이나

염증 질환에 의해서도 빈혈이 생길 수 있는 만큼 얼굴이 창백해졌다면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

늘 피곤해 하면서 얼굴에 노란 빛이 돈다면 간이나 췌장 등 소화기에 이상이 생겼을

수 있다. 간은 한 번 망가지면 재생이 안 되는 장기이지만 노인의 경우 젊은 사람에

비해 간 기능이 전체적으로 떨어져 있으므로 더 쉽게 망가질 수 있다.

평소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 만성 질환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얼굴이 푸석푸석해졌다면

콩팥이나 심장에 합병증이 생겼을 수도 있으니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움직임이 어눌하다면?

뇌중풍은 중년 이후 특히 조심해야 한다. 특히 일교차가 점점 커지는 가을은 뇌중풍이

자주 일어나는 시기이다. 부모님이 신체 한쪽의 힘이 빠져 보이거나 감각이 둔해진

것 같으면 뇌중풍 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좋다. 이외에도 눈이 잘 안 보이거나 발음이

어눌해지고 걸음걸이가 부자연스러워 보여도 한 번쯤은 뇌중풍을 의심해 봐야 한다.

팔다리나 얼굴까지 움직임에 이상이 생겼다면 파킨슨병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이외에도 당뇨병, 갑상샘질환, 척추질환, 말초동맥경화 등이 있어도 손이 저릴

수 있으므로 주의해서 살펴야 한다.

대화가 잘 안 된다면?

치매는 오랜 시간을 두고 서서히 진행된다. 지매 노인의 가장 큰 특징은 말의

논리성이 없어진다는 것. 물론 방금 얘기한 것을 잊어버린다거나 물건의 위치를 기억

못하거나 하는 기억력 감퇴가 치매의 조기 신호일 수 있다. 논리에 맞지 않는 얘기를

많이 한다면 치매 검사를 생각해 봐야 한다.

치매는 완치가 되지는 않지만 약물 치료나 인지 치료를 통해 병의 진행을 늦출

수는 있다.

청력 자체가 떨어져서 대화가 잘 안 되는 수도 있다. 난청은 소리가 뇌로 전달되는

통로 중 어느 한 곳이라도 이상이 생긴 상태를 의미한다. 한 번 망가진 귀는 회복되지

않기 때문에 난청이 진행 중이라면 더 이상 악화되지 않게 청각 기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료 건강검진 챙겨요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는 전국민을 대상으로 2년에 한 번씩 무료 건강검진을 진행한다.

특히 만 40세, 66세는 생애전환기 검진이라고 해서 신체가 갑자기 변하는 나이와

관련된 추가적인 검사를 받을 수 있다.

66세 노인은 노인신체기능 검사, 낙상 검사 등의 항목이 추가되고 여성은 골밀도

검사가 추가된다. 70세 이상 노인은 무료건강검진을 통해 치매 검사도 받을 수 있다.

강희철 교수는 “건강보험공단에서 시행하는 검진은 나이대별 빈도가 높은 질환에

대해 시행하는 검사”라며 “무료라고 해서 제대로 검사하지 않는다거나 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강경훈 기자 kwkang@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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