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 상봉]눈물 3가지 역할

눈물은 보호하기 위해 나와…보호대상은 그때마다 달라

“오마니…”

9월 마지막 주말, 대한민국은 또 울음바다가 됐다. 추석을 앞두고 강원 외금강호텔에서

열린 이산가족 상봉에서 60년 만에 어머니와 아들, 아버지와 딸이 만나 눈물을 쏟아냈기

때문이었다.

지구상 생물 중 유일하게 인간만 흘린다는 눈물은 왜 흐르는 것일까? 내가 슬플

때는 물론 다른 사람이 슬플 때도 눈물이 흐르는 것은 왜일까? 과학자들은 눈물의

기능은 ‘보호’에 있다고 말한다. 물론 그 보호의 대상은 눈일 수도 있고, 감정일

수도, 눈물을 흘리는 사람일 수도 있다.

눈물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눈을 보호하려 조금씩 나오는 생리적 눈물, 양파

껍질을 벗길 때 쏟아지는 자극에 따른 눈물, 슬프거나 기쁠 때 나오는 감정적 눈물

등이다. 이들 눈물들은 하는 일이 다르고 성분도 조금씩 다르다.

 

▽생리적 눈물

생리적 눈물은 아무도 모르게 흘러나온다. 흰자위에 있는 60여 개의 덧눈물샘에서

1분에 1.2㎕(1백만 분의 1ℓ)씩 나와 눈알 표면의 눈물층을 흐르다가 코로 빠져나간다.

사람은 보통 2~3초마다 한 번씩 눈을 깜빡거려 눈물을 배출시키며, 평소 한쪽

눈에는 6~7㎖의 눈물이 흐른다. 이 눈물이 눈에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눈동자에는

핏줄이 연결돼 있지 않기 때문에 눈물을 통해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생리적 눈물은 잠을 잘 자야 원활히 공급된다. 눈을 촉촉하게 만들려면 충분히

자야 하는 이유다. 눈에 수분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인공 눈물을 사용하는 것보다

실내 가습기를 틀고 자주 환기해 실내 습도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해 주는 게 중요하다.

 

▽감정적 눈물

감정의 눈물은 스트레스 호르몬이 너무 많을 때 이를 적당히 밖으로 내보내는

역할을 한다. 인간의 뇌에 슬픈 정보가 전달되면 감정을 관장하는 가장자리계(변연계)가

시상하부를 자극해 눈꺼풀이 덥혀 있는 눈알 위쪽 가장자리의 ‘주 눈물샘’에서

눈물이 펑펑 나온다.

경희의료원 신경정신과 백종우 교수는 “울고 싶을 때 실컷 울면 마음이 안정되는

것은 스트레스로 분비되는 카테콜라민이 눈물을 통해 배출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눈물은 98% 이상이 수분이고 염화나트륨이 있어 짠 맛이 난다. 분해서 우는 눈물이

가장 짜며, 다음은 슬플 때 우는 눈물, 기쁠 때 우눈 눈물 순서다. 눈물에는 면역물질이

많이 들어 있으며 리소자임 같은 항균물질도 있다.

감정적 눈물은 구성 성분이 다른 눈물과 다르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분비되는

눈물에는 독성 호르몬 카테콜라민과 안정화 호르몬 프로락틴이 많다. 미국의 생화학자

윌리엄 프레인 박사는 “카테콜라민이 몸 안에 쌓이면 소화기, 순환기 질환을 일으킨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감정 전달 수단으로서 눈물

눈물은 항복을 선언하면서 상대에게 “나를 도와 달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수단이라는 주장도 있다. 이스라엘 텔아비브대학의 오렌 하손 교수는 눈물의 용도를

진화생물학적 관점에서 분석해 이런 결론을 내렸다.

적과 마주한 상황에서 눈물이 나온다는 것은 눈물이 시야를 가려 ‘더 이상 싸울

수 없다’는 무장해제의 의미를 전달하게 된다는 것이다. 적이 아닌 친지, 친구,

애인에게 보이는 눈물은 “나 혼자 어떻게 할 수 없으니 날 좀 도와 줘”란 의미를

전달한다는 게 하손 교수의 분석이다.

메릴랜드대학 연구진은 지난 4월 “눈물을 흘리는 사진에서 눈물 자국을 지우자

슬픈 감정을 느끼기 힘들었다”며 “눈물은 슬퍼한다는 자신의 감정 상태를 상대방에게

적극적으로 알리는 수단”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소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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