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선수 폭행은 충동조절 장애서 비롯”

이상열 대표팀 코치, 박철우 선수 폭행

최근 배구 국가대표 박철우 선수가 대표팀 이상열 코치에게 폭행을 당한 사건이

공개되면서 대한 체육회에서 폭력을 행사한 코치에 무기한 자격정지 징계를 내리고

형사고발하는 등 스포츠계 폭행 자정 노력이 일고 있다. 코치가 국가대표 선수에

폭력을 행사했다는 점, 오는 24일 아시아 선수권이라는 큰 규모의 대회를 앞두고

일어난 났다는 점에서 이 사건은 더욱 질타를 받고 있다.

어떤 상황에서도 남에게 물리적인 해를 가하는 일은 정당화되기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엇이 코치에게 폭력을 가하게 만들었을까. 건국대병원 신경정신과 박두흠

교수는 “두 사람 사이 평소 감정이 쌓여있었다거나 그 날만 갑자기 폭력을 행사했다면

정신과적 질병으로 보기는 힘들다”며 “하지만 성인인데도 아이들처럼 사소한 일에

말보다 주먹이 먼저 나간다는 것 자체가 성격적으로 미숙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코치가 만일 박 선수가 아닌 다른 선수에게도 폭력을 행사했다거나 자주 폭력을 행사하는

사람이었다면 이는 정신과적 측면에서 봤을 때 간헐적 충동조절 장애나 인격장애와

연관지어질 수 있다.

박 선수를 때린 이 코치는 “이전에 선수를 때린 적이 없는데 선수가 대드는 바람에

이성을 잃어 발생했다”고 정황을 설명했다. 상대방의 버릇없는 행동에 욱해서 저지른

일이라는 것이다. 반면 박 선수는 “나는 대든 적이 없고 이 코치가 전에도 선수들에게

모욕적인 말을 많이 했다”며 이전에도 폭행이 있었음을 암시하는 말을 하기도 해

선수 폭행이 일회적인 것이었는지, 그간 지속적으로 이뤄져왔는지의 여부는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고 있다.

물리적인 폭력에 대한 해석은 심리학적 측면에서 많이 이뤄져 왔다. 일반적으로

공격성이 높은 사람이 폭행을 많이 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폭행의 동기는 여러 가지로

분석될 수 있다. 독일의 정신분석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일찍이 사람의 본능에는

성적 본능과 공격적 본능이 있으며 이러한 본능이 배출됐을 때 카타르시스를 느낀다고

해석한 바 있다.

욕구 좌절시 감정을 다스리는 노력이 중요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는 “좌절-반응 이론을 적용한다면 자신이 취하고자

하는 욕구가 좌절됐을 때 폭행을 하게 된다”며 “말로써 설명을 부족하게 할 수밖에

없는 어린 아이들의 경우 자신의 욕구를 몸으로 많이 풀기 때문에 남을 잘 때릴 수

있고, 성인이라 해도 충동적 성향을 억제하지 못할 경우 폭력을 행한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시작된 폭력은 더 강한 폭력을 부르기도 하기 때문에 폭력적인 행동은 시작

자체가 위험하다. 곽 교수는 “팀 분위기 조성이나 기강을 위해 폭력을 행사한다는

발상은 다음번에 더 강한 폭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부추긴다”며 “화를 내기 시작하면

감정이 복받치고 스스로가 자극을 받아 격한 감정이 가속화되므로 폭력은 반복할수록

점점 수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스포츠 자체가 공격성이 강하기 때문에 운동 선수 사이 폭행 시비가 빈번하다는

편견을 가진 사람들도 많다. 이에 대해 박두흠 교수는 “운동 자체는 오히려 스트레스

관리에 도움이 되고 충동을 잘 조절하게 해준다”며 “국가대표팀 코치라면 승리에

대한 압박, 연습 스트레스 때문에 경기 시즌에는 특히 예민해지고 충동을 조절하는

데에 문제를 겪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aemin@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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