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급 와인도 모르고 마시면 싸구려

마시기 전에 와인에 대한 정보 알아야 효과

와인 맛을 볼 줄 안다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 와인 맛에 대한 조예가 한국인보다

훨씬 좋은 스위스 사람을 상대로 한 실험에서 아무리 좋은 와인이라도 모르고 마시면

보통 와인이 돼 버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아무 정보 없이 와인을 마신 뒤 “당신이

마신 건 세계 최고급”이라고 말해줘 봐야 이미 본 맛에 대한 생각은 바뀌지 않았다.

  

스위스 연방공과대학 미하엘 지그리트 교수 팀은 실험 참가자 163명에게 아르헨티나산

레드와인 ‘클로스 데 로스 시에테 멘도사(2006)’를 마시게 했다. 이 와인은 세계적

와인 비평가 로버트 파커가 100점 만점에 92점을 매긴 최고급 와인이다.

참가자들은 1. 파커의 최고 점수를 알고 마신다 2. 파커의 점수가 72점으로 보통

와인으로 알고 마신다 3-4. 아무 정보 없이 와인을 마시고 난 뒤 최고 와인 또는

질낮은 와인이라는 정보를 받는다 5. 마시기 전이나 후에 아무런 정보도 받지 않는

비교 그룹 등 5개 그룹으로 나뉘었다.

참가자들은 이렇게 각기 다른 방법으로 와인을 마신 뒤 와인의 점수를 10점 만점으로

매겼으며, 이 와인을 얼마에 사겠는지 의향을 밝혔다.

그 결과 92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알고 마신 사람이 가장 후한 점수를 줬으며 가장

높은 값으로 이 와인을 사겠다고 했다. 놀라운 점은 아무 정보 없이 일단 마시고

난 사람에게는 금방 마신 와인이 최고급품이란 걸 알려 줘도 일반 본 맛에 대한 평가는

크게 나아지지 않았으며, 사겠다는 금액도 낮았다는 것이었다.

연구진은 “비평가의 평가가 와인의 맛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며, 이런 정보는

맛보기 전에 알아야지 일단 마신 다음에는 소용이 없다”며 “와인을 판매하는 사람은

이런 특징을 잘 알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식욕(Appetite)’ 최신호에 발표됐으며 미국 온라인 과학뉴스

사이언스데일리 등이 12일 보도했다.

박양명 기자 toann@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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