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썽 피우는 10대, 머리 더 좋다?

위험한 행동 즐기는 청소년일수록 뇌 더 성숙

사람의 뇌는 출생 뒤 계속 발달해 20대 중반이나 돼야 어른 뇌가 된다. 이렇기

때문에 위험한 행동을 일삼는 10대의 행동은 “뇌가 아직 덜 자라서 그렇다”고 여겨져

왔다.

그러나 이런 이론에 정면 도전하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뇌를 조사해 보니

말썽을 피우는 10대의 뇌는 얌전한 또래보다 훨씬 더 어른 뇌와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말썽꾸러기 10대의 뇌가 더 성숙했다는 결론이다.  

미국 에모리대학 신경정신과 그레고리 번스 교수는 12~18세 청소년 91명의 뇌를

3년간 주기적으로 자기공명영상(MRI)의 한 형태인 확산텐서영상(DTI)으로 촬영했다.

DTI는 뇌의 백질을 촬영하는 방법이다.

뇌는 신경세포(회질)와 이 신경세포를 연결하는 섬유(백질)로 이뤄져 있다. 뇌세포

사이를 연결하는 고속도로 역할을 하는 신경 섬유는 하얗게 보이기 때문에 백질이라고

부른다. 뇌가 성숙하면서 백질은 더 촘촘해지고 조직화된다. 회질과 백질은 자라는

과정이 다르다.

번스 교수는 “여태까지는 뇌의 발달을 관찰하면서 주로 회질의 발달을 봤다”며

“이번 연구는 회질 사이를 연결하는 백질의 발달을 관찰했다”고 말했다.

연구 팀은 10대들을 설문조사해 이들이 스릴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충동적인지,

반항적인지, 반사회적인지 등을 확인했다. 그리고 이러한 성향을 뇌 사진과 비교했다.

그 결과 모험과 위험을 좋아하는 청소년일수록 백질이 더 성숙해 어른 뇌와 비슷했다.

번스 교수는 “어른 같은 행동을 하려면 머리가 좋아야 한다”며 “뇌가 발달했기

때문에 위험한 행동을 하는 것인지, 아니면 위험한 행동을 하다 보니 뇌가 성숙하게

된 것인지를 앞으로 연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 학술지(PLoS ONE)’ 26일자에 실렸고 미국과학웹진

사이언스데일리가 같은 날 소개했다.

    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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