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온라인치료 효과 크다”

직접 상담받고 있다는 ‘느낌’ 중요

우울증 환자가 의사와의 실시간 채팅을 통해 상담치료를 받는 ‘온라인 심리치료’가

실제 치료효과를 거둔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직접 병원에 방문하기 어려운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전망이다.

영국 브리스톨대 데이비드 캐슬러 박사팀은 우울증 환자 297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은 온라인으로 인지행동치료를 받게, 다른 그룹은 의사를 직접 만나서

인지행동치료를 받게 하고 예후를 관찰했다. 인지행동치료는 우울증이나 공황장애

치료를 위해 많이 쓰이는 치료법으로 환자에게 특정 상황을 받아들이는 방법을 바꾸게

함으로써 증상을 줄이는 것. 우울한 감정이나 공포심이 어떤 상황을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는 데 착안한 치료법이다.

온라인 치료는 55분 동안 인터넷으로 의사와 직접 메시지를 주고 받는 채팅 형태로

1주일에 한 번씩 10주간 진행됐다. 4개월이 지났을 때 온라인 프로그램에 참가한

사람들의 38%에게서 우울증 증상이 좋아졌고, 대면 치료를 받은 사람들은 24%가 증상이

좋아졌다. 8개월 뒤에는 온라인 프로그램 참가자는 42%가 증상이 좋아진 반면 대면

치료를 받은 사람들은 26%만 증상이 누그러졌다. 뒤의 26%는 기존에 알려졌던 인지행동치료의

효과와 비슷한 비율이다.

캐슬러 박사는 “사람들이 자신의 감정이나 생각을 표현할 때 말보다는 글이 더

효과적이라는 것을 보여 준다”며 “글로 쓸 때에는 생각을 정리해야 하기 때문에

말로 할 때보다 더 많이 생각하게 된다”고 해석했다. 연구팀은 이 온라인 치료법이

장애인이나 가정주부, 병원과 멀리 떨어져 사는 사람들에게 유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 미국 시애틀 집단건강센터 그레고리 사이먼 박사는 “사람들은 의사를

직접 마주대하는 기존의 치료법 이외에 다른 방식의 치료법을 원하고 있다”며 “인터넷이나

전화 상담을 할 때에는 실제로 어딘가에 있는 상담자와 직접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영국 의학전문지 ‘란셋(Lancet)’ 온라인판에 22일 발표됐고 미국

건강웹진 헬스데이,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 온라인판 등이 최근 소개했다.

    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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