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영화 너무 즐기면 심장병에?

불안, 공포 심하면 피떡 많이 생기기 때문

여름을 맞아 TV와 극장에는 기다렸다는 듯이 납량특집 드라마와 공포영화들이

쏟아지고 있다. 안방에는 <혼>, <2009 전설의 고향>이 방영중이며, 극장에서는

<불신지옥>, <요가학원> 등이 줄지어 개봉하고 있다. 여름이면 왜 공포영화를

찾게 될까? 공포영화에 대해서 우리가 잘못알고 있는 상식은 뭘까? 공포영화 시즌을

맞아 공포에 대한 진실을 짚어본다.

▽왜 굳이 공포영화?

고통을 피하려고 하는 게 인간의 기본 욕구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공포영화를

보면서 소름끼침, 혐오감 같은 부정적 기분을 맛보려 할까?

영화계에 ‘공포영화=여름’ 공식이 성립된 것은 무서운 것을 보면 실제로 오싹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공포감을 느끼면 교감신경이 흥분되면서 땀샘이 자극돼 식은땀이

난다. 또 공포감으로 체온이 올라가면서 외부 기온이 실제보다 더 차갑게 느껴진다.

또 공포영화를 보면 스트레스도 줄일 수 있다. 건국대병원 신경정신과 박두흠

교수는 “스트레스 받았던 상황을 공포영화를 보는 것으로 스트레스가 전환돼 스트레스

민감도를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공포물을 좋아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이론에는 두 가지가 있어 왔다.

하나는 영화를 통해 흥분을 느끼기 위해 본다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공포영화가

끝남과 동시에 찾아오는 안정감과 행복감을 맛보기 위해 공포물을 찾는다는 것.

그러나 최근 ‘두렵다’와 ‘재미있다’ 감정은 정반대인 것 같지만 사실 사람

마음속에서는 이 두 감정이 아주 가깝다는 새로운 해석이 추가됐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에두아르도 안드레이드 교수와 플로리다대 조엘 코헨 교수는 ‘소비자 연구 저널(Journal

of Consumer Research)’ 2007년 8월호에 발표한 논문에서 이런 새 이론을 내놓았다.

이들은 “공포 영화를 보는 사람은 좋지 않은 감정을 느끼기 때문에 행복하다”며

“‘특정 사건 가운데에서 기쁨이 최고조에 이르는 순간은 두려움을 가장 크게 느낄

때’”라는 말로 입장을 정리했다.

▽눈 감으면 안 무섭다?

꼭 있다. 영화 관람료를 내고 무섭다고 눈 질끈 감고 영화 반도 못 보는 사람

말이다. 과연 보지 않으면 덜 무서울까? 그렇지 않다. 눈을 감으면 외부 자극에 대한

감정적 반응이 커져 더 무서워진다.

이스라엘 텔아비브대의 신경과학자 탤마 헨들러 연구팀은 15명을 대상으로 공포영화의

거장 히치콕 감독 영화에 나오는 음악을 듣는 동안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 장치로

뇌를 살펴본 결과 눈을 감았을 때 뇌의 편도(두려움과 관련된 부위)가 더

활성화됐다.

특히 위협에 반응해 신경전달물질인 노르아드레날린을 분비하는 뇌간 특정부위와

감정제어를 하는 복측 전전두엽도 활성화됐다. 하지만 일반적인 음악을 듣거나 완전히

어두운 곳에서 공포영화음악을 들었을 때는 특별한 변화가 없었다. 눈을 감으면 시각정보는

차단할 수 있지만 음향효과에 더 예민하게 반응한다는 것.

영화 제작자는 긴장을 고조시키기 위해 음향효과에 더 신경 쓴다. 심장박동수보다

약간 빠를 때까지 소리의 박자를 조금씩 빨리 변화시키고 갑자기 소리를 줄였다가

끔찍한 장면에 소리를 ‘꽝’ 내보내 놀라게 한다. 무섭다면 두 눈을 부릅뜨고 영화를

직시하는 게 낫다.

▽공포영화 보면 강심장 된다?

되풀이해서 공포영화를 즐기다 보면 건강에 해를 입을 수도 있다. 독일 본대학

연구진은  똑같은 성, 연령의 사람을 묶어서 컴퓨터로 심리상태를 설문조사하고

설문조사 전후에 혈액을 성분을 검사한 결과 불안하거나 겁먹은 사람의 혈액에는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훨씬 많은 피떡(혈전)이 포함돼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연구진은 “기존에도 불안과 공포가 심장병 확률을 높인다는 연구결과는 있었지만

모두 설문조사에 의존한 것이다”며 “왜 불안과 공포에 시달리는 사람이 건강한

사람보다 심장병으로 숨지는 확률이 3, 4배 높은지 이해할 수 있는 실마리가 풀렸다”고

밝혔다.

▽공포영화, 혼자보다는 같이?

많은 사람들이 한정된 공간에서 공포영화를 즐기면 무서움은 더 커진다. 두려워서

흘리는 땀 냄새를 코는 몰라도 뇌는 알 수 있어 이 냄새가 다른 사람에게 전파가

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독일 뒤셀도르프대학 베티나 파우제 교수 팀은 대학생 49명을 대상으로 공포의

땀 냄새와 운동의 땀 냄새를 구분할 수 있는지 실험했다. 그 결과 뇌는 두 냄새의

차이를 구분했다. 공포의 땀 냄새를 맡을 때는 감정과 사회 신호를 관장하는 뇌 부위가

활성화 됐으며 감정이입을 담당하는 지역도 밝아졌다.

타인의 감정을 내 감정처럼 느끼는 감정이입 담당 부위가 반응했다는 것은 한

사람의 감정이 이입 돼 다른 사람도 공포를 함께 느낄 수 있음을 보여준다.

박양명 기자 toann@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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