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 맞고자란 딸은 자기자식에 매질

엄마의 자녀양육 방식, 딸이 물려받아

딸은 엄마의 자녀 양육 방식을 그대로 물려받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엄마에게 맞으며 자란 딸은 자신의 자녀에게도 매질을 하는 비율이 높다는 것이다.

미국 오하이오 대학 조나단 베스파 교수 팀은 3세대에 걸쳐 자녀 양육방식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관찰했다. 방법은 1979년 당시 14~22세였던 사람들 1133명을 대상으로 1979~96년 동안은 매년, 그리고 1996년부터 지금까지는 2년마다 한번씩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리고 이들에게서 태어난 자녀들이 자라 부모가 됐을 경우 자식을 어떻게 기르는지도 관찰했다.

인터뷰 때 물어본 사항은△일주일에 몇 번이나 부모가 자녀에게 매를 드는지 △일주일에 몇 번이나 자녀들에게 애정을 표시하고 칭찬하는지△한 달에 몇 번 자녀에게 책을 읽어 주는지 등이었다.

그 결과 세 가지 행동 모두에 대해 딸들은 자신의 엄마를 따라 하는 비율이 높았다. 예컨대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엄마에게 매를 맞았던 딸은 그렇지 않았던 딸보다 자신의 자녀에게 매를 드는 비율이 1.5배나 높았다. 맞지 않고 자란 딸들은 자신의 자녀를 때리는 비율이 낮았다.

이와는 반대로 아들들은 엄마의 자녀 양육 방식을 답습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아버지에게 맞고 자란 아들의 경우 자신의 자식에게는 매를 들지 않는 비율이 더 높았다.

이번 연구에서 드러난 특이한 점 중 하나는 아이에게 매를 드는 아빠일수록 자녀에 대한 애정도가 높았다는 것이었다. 연구진은 “이런 아버지들은 자녀에게 엄격한 것도 애정을 보여 주는 한 방식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딸들이 대개 엄마의 자녀 양육방식을 답습한다고는 해도 전체적으로 자녀 양육 방식이 과거보다 많이 부드러워졌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이전 세대에서는 자녀에게 스킨십을 해 주고 칭찬을 해 주는 애정표현이 40%에 그쳤던 반면 다음 세대에서는 남성의 60%, 여성의 73%가 아이들에게 이런 애정 표현을 해 주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면서 함께 시간을 보내는 엄마도 이전 세대보다 3배 많아졌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미국 사회학 대회(American Sociological Association)’에서 9일 발표됐으며 미국 과학논문 소개사이트 유레칼러트, 국제논문 보도사이트 뉴스와이즈 등이 같은 날 보도했다.

    김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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