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는 얼굴 만드는 단어 따로 있다?

“형용사 보다 동사, 얼굴 표정에 큰 영향”

사람의 얼굴 근육은 감정 관련 단어를 읽을 때 그 내용에 따라 움직이며, 관련

단어는 의사결정에도 영향을 준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자유대학 프란세스코 포로니 교수팀은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웃다’, ‘울다’ 혹은 ‘재미난’, ‘좌절감을 일으키는’ 등 감정과 관계된 동사와

형용사를 직접 읽도록 하고 웃을 때 가장 중요하게 작동하는 얼굴 부위인 광대뼈와

눈썹 주름근의 활동이 어떻게 바뀌는지 관찰했다.

그 결과 낱말의 내용에 따라 얼굴 근육이 움직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학생들이 ‘웃다’라는 낱말을 읽을 때는 광대뼈 주요 근육에 변화가 온 반면 찡그림을

담당하는 근육에는 변화가 없었다.

특이한 점은 ‘재미난’과 같은 형용사를 읽을 때 얼굴 근육에 변화가 동사를

읽을 때보다는 덜 했다는 점이다. 비슷한 감정을 뜻하는 낱말이더라도 형용사보다는

동사가 얼굴의 감정 표현에 더 많은 영향을 준 것이다.

몸의 이러한 반응은 의사 결정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얼굴 근육 변화 등과 같은 몸의 반응이 사람의 판단과도 연결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감정 관련 동사가 많이 등장하는 만화를 보도록 하고 얼마나 재미있다고 생각하는지

물었다. 연구 참여자 한 팀은 입술에 펜을 물어 입 근육의 움직임을 차단했고 한

팀은 자연스럽게 두었다.

그 결과 감정 관련 동사가 직접 주어지지 않고 만화를 통해 잠재적으로 나타난다

하더라도 읽는 이의 의견에 비슷한 영향을 주는 것으로 관찰됐다. 연구 참여자들은

찡그림과 관련된 동사가 있을 때보다 웃음 관련 동사를 읽었을 때 더 웃기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는 웃는 게 허락된 사람들에게만 해당됐다. 펜을 물어 웃음을 차단한

사람들에게는 만화를 보는 동안 만화 속의 감정 관련 동사가 느낌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감정 관련 낱말을 읽는 것만으로도 얼굴 근육에 변화가 생기고 실제

감정 또한 변화가 온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이번 연구가 언어의 신경생물학적

기초와 관련된 행동학 연구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심리과학(Psychological Science)’ 최신호에 실렸으며 미국

과학논문 소개사이트 유레칼러트, 온라인 과학뉴스 사이언스데일리 등이 7일 보도했다.

    김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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