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 오남용으로 인해 장염을 일으키는 균주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견됐다.
이대목동병원 소화기내과 정성애 교수팀은 2008년 11월부터 4개월 동안 6차례에
걸쳐 중증 항생제 유발성 대장염 재발 환자 오 모씨(52.여)의 대변을 채취해 중합효소
연쇄 반응(PCR) 실험을 한 결과 027균주(PCR 리보타입)를 확인했다고 7일 밝혔다.
항생제 유발 장염이란 나쁜 균을 잡기 위해 사용하는 항생제가 좋은 균주를 죽여,
보다 유해한 균이 장관 내에 자라서 생기는 질환을 말한다.
연구팀에 따르면 기존에 국내에 알려진 클로스트리듐 디피실리균은 항생제 사용으로
장염을 유발하나 기존 항생제를 중단하거나 경구 메트로니다졸이나 반코마이신을
사용하면 환자의 90% 이상 상태가 호전되는 일반 균주였다.
그러나 이번에 발견된 027균주는 기존 클로스트리듐 디피실리균의 변종으로 일반
균주에 비해 10배의 독소를 배출해 독성 거대 결장이나 패혈증을 유발하고, 전염력
또한 강력해 치사율이 14%에 이른다.
027균주는 2002년 캐나다 퀘벡에서 처음으로 대유행하여 161명의 장염 환자중
37명(23%)이 한 달 만에 사망하고 1년에 60명(37.3%)의 사망자를 냈던 균주다. 이후
유럽과 미국, 일본 등지에서 대유행한 적 있었으나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 이 균주가
발견됐다는 보고 사례는 없었다.
정 교수는 “우리나라에서도 이 균주가 출현함에 따라 중증 항생제 오남용으로
인한 장염이 유행할 수 있다”며 “항생제 오남용을 방지하는 것이 중요하고
병에 걸린 경우에는 초기에 빠른 진단과 함께 적절한 치료 및 관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경고했다.
정 교수팀의 027 균주 발견 논문은 지난 7월 ‘대한의학회지(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지’에 실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