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일째 ‘사선’에 나앉은 혈우병 환자들

정부-업체 약값 줄다리기에 유일한 치료제 공급 끊겨

정부와 다국적 제약회사 사이의 약값 줄다리기 때문에 혈우병 환자들의 유일한

치료약인 ‘노보세븐’의 공급이 중단된 지 56일째가 되는 15일 혈우병 환자들이

성명서를 내고 조속한 협상 타결을 요구했다.

혈우병 환자들은 혈액 응고인자가 없기 때문에 출혈이 발생하면 혈액이 굳지 않으며

이때 혈액 응고인자가 들어간 약을 투여하지 않으면 생명을 잃게 된다.

혈액 응고인자 약은 덴마크의 노보노디스크 사가 공급하는 ‘노보세븐’이 유일한

약이었으나 노보노디스크 사와 건강보험공단 사이에 약값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서

지난 56일 동안 약이 공급되지 않았다.

1850여 명의 혈우병 환자와 가족 모임인 한국코엠회는 14일 “고통으로 얼룩진

우리의 삶이 치료제 공급 중단으로 헛되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며 “15일 열리는

보건복지가족부 약제급여조정위원회의 제2차 회의 결과를 비장한 각오로 기다린다”고

성명서에서 밝혔다.

한국코엠회 소속 환자 3명은 지난 6월8일부터 3일간 건강보험공단 1층 로비에서

목숨을 건 철야농성도 벌인 바 있다.

노보세븐의 약값은 작년 6월 보험공단과 노보노디스크 사 사이의 약값 조정으로

46.5% 인하됐다. 그러나 이후 덴마크 크로나화의 가치 하락으로 이익에 타격을 입은

노보노디스크 사는 작년 12월 보건복지가족부에 약값 재조정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보험공단은 올해 4월7일부터 노보노디스크와 약값 협상을 시작했지만

진전은 없었고 약 공급만 중단돼 왔다. 6월8일 마지막 협상이 결렬되자 이 사안은

보건복지부 약제급여조정위원회로 넘겨졌고 이 위원회는 지난 6월30일 1차 회의를

열어 노보노디스크 사 입장을 확인했으며 15일 2차 회의를 열었다.

    이용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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