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명근 수술법 부작용, 유럽학술지에 실려

유럽학술지, 송 교수의 이의제기를 인정 안해

건국대병원 흉부외과 송명근 교수가 개발한 대동맥 판막 수술법(CARVAR)의 부작용을

보고한 같은 병원 의사들의 논문이 1일 발간된 유럽흉부외과학회 학술지(European

Journal of Cardio-Thoracic Surgery) 6월호에 실렸다.

CARVAR 수술의 안전성에 관한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같은 병원 심장내과 교수들은

작년 10월이 학술지에 논문을 제출했다. 원래 이 논문은 올 1월 게재될 예정이었으나

송 교수의 이의 제기에 따라 게재가 연기됐다가 6월호에 실린 것이다.

논문이 실린 학술지는 지난 2006년 송 교수가 CARVAR 수술법과 관련해 쓴 유일한

국제 논문이 실린 학술지이다.

“CARVAR 수술 환자 5명에서 9건 부작용”

심장내과 논문에는 송 교수에게서 CARVAR 수술을 받은 환자 5명에게서 발생한

부작용 사례 9건이 실려 있다. 9건 부작용의 내용은 관상동맥 협착 5건, 대동맥판

역류 3건, 심내막염 1건 등이다.

구체적으로는 59세 남자 환자의 경우 CARVAR 수술 뒤 2달 만에 관상동맥 협착,

대동맥판 역류, 심내막염이 발생해 CARVAR 수술 때 집어 넣은 특수 링을 제거하고

전통적 수술법인 대동맥 판막치환 수술과 관상동맥 우회 수술을 다시 받았다.

64세 남자는 관상동맥 협착과 대동맥판 역류가 발생해 CARVAR 수술 6개월 만에

관상동맥 우회수술과 대동맥 판막치환 수술을 다시 받아야 했다. 또 다른 61세 남자는

수술 3개월 만에 관상동맥 협착과 대동맥판 역류가 발생해 관상동맥 우회 수술과

CARVAR 수술을 다시 받았다.

이러한 부작용에 대해 송 교수는 “심장 수술 때 쓰는 심정지액 주입관(폴리스탄)의

잘못에 의한 것이며 CARVAR 수술 자체의 문제는 아니다”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이에 대해 심장내과 논문은 “혈관 안쪽에서 작동하는 폴리스탄의 부작용이라면

혈관 안에서 문제가 생겨야 하는데 혈관 초음파 결과 혈관 바깥쪽에 섬유화가 진행되면서

혈관 밖에서 안쪽으로 압력이 작용하는 것으로 관찰됐다”며 “이는 CARVAR 수술에

사용되는 특수 고리에 대한 면역반응이 일어나면서 생기는 압력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엎치락뒤치락 끝에 최종 게재

심장내과의 이 논문에 대해 송 교수는 유럽학회에 “논문 내용과 작성 과정에

문제가 있다”며 게재에 반대하는 주장을 올 1월 유럽학회 측에 서면 제출했고, 유럽학회는

‘논란이 해소될 때까지’라는 조건 아래 게재를 미뤘다.

송 교수는 유럽학회에 보낸 이메일에서 ▽수술 관련 자료를 아무 권한도 없는

심장내과 한 교수 등이 도용해 논문을 작성했고 ▽필자들은 CARVAR 수술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며 ▽이런 문제 때문에 건국대병원 차원의 조사가 곧 시작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후 유럽흉부외과학회는 여러 차례 건국대병원 윤리위원회의 최종 결정을 알려달라고

건국대병원 측에 요구했었지만 병원 측의 공식 답변이 없자 6월호에 논문을 게재했다.

논문 저자 중 한 명인 건대병원 심장내과 김현중 교수는 “부작용이 생겼다는

보고를 유럽 학계가 받아들인 것”이라며 “어떤 수술에든 부작용은 있을 수 있고

그 부작용을 보고한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 논문은 “CARVAR 수술의

안전성과 효용성에 대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학술지에 게재된 이 논문의 제목은 ‘대동맥판막성형술(CARVAR)을 받은 뒤 관상동맥

입구에 생긴 협착(Coronary ostial stenosis after aortic valvuloplasty)’이다.

원래 논문 제목에는 ‘의사에 의한(iatrogenic)’이란 단어가 들어 있었지만 최종

게재 논문에서는 이 단어가 빠졌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논문 게재와 관련해) 논란이 계속되자 유럽학회가 ‘의사에

의한’이란 단어를 제목에서 빼면 게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이를 받아들였다”면서

“제목에서만 빠졌을 뿐 본문은 처음에 제출한 것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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