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새 대가리’도 뭉치면 똑똑해진다

6마리 모이면 모이통 따는 속도 11배 빨라져

흔히 머리 나쁜 사람을 ‘새대가리’라고 놀린다. 그만큼 새의 지능지수가 낮다는

의미다. 그리고 새 중에서도 특히 머리가 나쁜 것으로 사람들에게 인식돼 있는 것은

닭과 참새다.

그런데 이 참새도 몇 마리가 모여 ‘집단 두뇌’를 형성하면 홀로 또는 두 마리가

내는 성적과는 비교할 수 없이 좋은 성적을 내는 것으로 실험 결과 드러났다.

헝가리 파노니아대학 수자원학과의 안드라스 리커와 베로니카 보코니 교수 팀은

도시와 시골에서 참새를 잡아 2마리 또는 6마리씩 그룹을 지은 뒤 이들이 검정색

마개가 있는 투명한 플라스틱 모이 통을 얼마나 빨리 열고 모이를 먹는지를 실험했다.

그 결과 2마리와 6마리 참새 조에선 극적으로 다른 결과가 관찰됐다. 모든 참새들이

모이통을 쪼아댔지만 뚜껑을 여는 데 걸리는 시간은 6마리 그룹이 2마리 그룹보다

평균 11배나 빨랐다. 6마리 그룹은 4배나 더 많이 뚜껑을 열었고, 뚜껑을 열고 첫

모이를 쪼아 먹는 시간도 7배나 빨랐다.

이처럼 6마리 그룹이 2마리 그룹과는 비교도 안 되도록 월등한 성과를 거둔 이유를

연구진은 여러 모로 분석했고 그 결과 “참새들 중에도 특별히 문제 해결에 똑똑한

녀석들이 있는데 그룹이 커질수록 똑똑한 개체가 섞일 확률이 높아지면서 이들이

먼저 성공하면 다른 참새들이 바로 쫓아 하기 때문”이란 결론을 내렸다.

연구진은 6마리 그룹이 월등한 성적을 낸 이유를 △더 많은 참새가 모이를 먹고자

경쟁하기 때문 △숫자가 많아 포식동물에 대한 경계를 늦출 수 있기 때문 △개체 숫자가

많아 새로운 도전에 대한 두려움이 적기 때문일 가능성에 대해 검토했지만 이 경우에는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6마리든, 2마리든 모두 비슷한 정도로 주변

경계에 시간을 쓰면서 과제에 매달렸기 때문이었다.

연구진은 또한 도시 지역에서 잡은 참새와 시골에서 잡은 참새 사이의 성적도

비교해 봤다. 그 결과 수시로 서식 환경이 바뀌는 도시에 사는 참새들이 더 좋은

성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참새도 서울 참새가 더 똑똑한 셈이다.

리커 교수는 결론에서 “아무리 지능이 낮은 동물이라도 서로 다른 특장점이 있기

때문에 여러 개체가 협력하면 월등한 결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점이 드러났다”며 “1개의

두뇌보다는 2개 이상의 두뇌가 월등한 해결 능력을 발휘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4월28일자에 실렸다.

    최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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