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돼지독감 건너오면 대재앙 가능성”

질병관리본부, 미국 여행자 각별조심 당부

멕시코와 미국에서 금세기 최대의 사망 사태를 몰고 올지도 모를

신종 ‘돼지 독감’ 바이러스가 확산돼 국내 방역당국에도 초비상이 걸렸다.

멕시코 보건당국은 26일 1000여명이 돼지 독감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며 이 가운데 68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다. 또 미국 질병통제센터(CDC)는

미국 현지시간으로 23일 캘리포니아 주와 텍사스 주에 거주하는 7명이 ‘돼지 독감’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진단됐다가 회복했다고 밝혔다. 미국과 캐나다 정부는

자국 국민들에게 이 지역으로의 여행을 자제해 줄 것을 당부했다.

아직까지 이 독감의 위력에 대해 정확히 알려진 것은 없다. 그러나

감염학계가 그동안 ‘돼지 독감’이 사람에게서 대규모로 유행하면 1918년 2500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스페인 독감’의 재판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해 왔기에 세계보건기구와

각국 보건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이에 따라 미국과 멕시코로 여행하는 국민들에게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는 한편 전국 검역소를 통해 이 지역을 다녀온 여행자를 대상으로

‘돼지 독감’의 실체에 대해 적극 알린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번 바이러스는 질병관리본부의 ‘홍보’ 차원 정도로

해결될 수 있는 ‘말랑말랑’한 바이러스가 아닐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감염 전문가들의

견해다.

‘돼지 독감’이란?

돼지독감은 돼지에서 발생하는 호흡기 질환으로 지금까지는 대개

사람에게 질병을 일으키지는 않았다. 미국에서는 2005년 12월부터 2009년 2월까지

12명의 환자가 발생했는데 감염된 돼지와 직접적으로 접촉한 사람들에게서 질환이

일어난 ‘소유행’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돼지 독감이 돼지와 접촉하지 않은 사람에게서

대규모로 발생하고 있어 보건 전문가들을 공황에 빠뜨리고 있다. CDC는 이 바이러스가

돼지의 몸속에서 조류독감 바이러스와 사람의 독감 바이러스와 결합, 유전자 재조합

과정을 거쳐 변종을 거듭한 바이러스라고 밝혔다. 조류 독감의 강력함과 사람 독감의

전파력이 결합했을 가능성이 큰 바이러스인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미국과 캐나다 보건당국과 긴밀히 접촉하는

한편 전략보건활동센터(SHOC)를 가동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증상은 계절적인 인플루엔자 증상과 크게 다르지 않으며 열이

나고 기침과 인후통, 무력감 등이 발생한다. 그러나 조리된 돼지고기를 먹는 것으로

감염되지는 않는다는 게 질병관리본부의 설명이다.

돼지독감 왜 무서운가?

현재까지도 이유가 밝혀지지 않은 1918년의 이른바 ‘스페인독감’과

같은 성격의 바이러스라는 추측 때문이다.

최소한 2500만 명이 사망한 것으로 기록된 ‘스페인독감’의 특징은

일반적인 독감이 통상 어린이와 노인 등 노약자에게 발병하는 것과는 달리 20대와

30대에서 가장 많은 사망자를 냈다.

신종 ‘돼지 독감’ 바이러스가 국내에 상륙하면 인구의 20%가

감염되고 이중 10%가 치명적 상태에 빠지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 있다. 그러나

중국에서 ‘사스’나 조류독감이 유행했을 때처럼 검역 대책을 세울 수 없기 때문에

만약 이 바이러스를 보균한 환자가 국내에 입국할 경우 이를 막을 방법은 현재로선

없다.

국내에서 이 바이러스의 출현을 예고했던 성균관의대 박승철 교수(인수공통전염병학회

회장, 삼성서울병원 건강검진센터)는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돼지나 사람 몸에서

유전자 재조합을 할 가능성은 오래 전에 예견된 것”이라며 “대유행을 막기 힘들기

때문에 범정부적인 차원에서 하루빨리 예방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용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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