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 장기이식할 미니돼지 생산

이식 때 나타나는 면역거부반응을 없애

국내 연구진이 돼지의 장기를 사람에게 안전하게 이식할 수 있는 바탕이 되는

‘복제 미니 돼지’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민관 합동 연구로 이뤄진 공동 연구진은

“장기 기증용 돼지는 앞으로 보완 과정을 거쳐 2017년부터 실제로 인간에 장기를

제공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과학기술부 바이오신약장기사업단(단장 임교빈 수원대 교수)은 22일 ‘초급성

거부반응’ 유발 유전자를 제거한 체세포 복제 미니돼지 ‘지노(Xeno)’를 공개했다.

이 미니돼지는 다 커도 체중이 평균 80㎏ 정도가 되도록 만들어졌다. 이는 사람과

비슷한 크기의 장기 제공을 받기 위해서다.

미니 돼지의 개발에는 바이오신약장기사업단의 지원 아래 한국생명공학연구원(고

이경광), 국립축산과학원(박수봉), 단국대(심호섭), 건국대(김진회), 전남대(강만종)

공동 연구진이 참여했다.

이번 미니 돼지 탄생은 앞으로 ‘이종(異種) 장기이식’을 실현하는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종 장기이식이란 한 동물 종의 세포나 조직을 사람

같은 다른 종에게로 이식하는 것이다. 뇌사자의 장기 등만으로는 장기이식 수요를

당해낼 수 없기 때문에 돼지나 원숭이 등 동물의 장기를 이식용으로 이용하는 방식이다.

 

상용화는 2017쯤부터 가능

미니 돼지를 이용한 장기 생산은 장기이식이 필요한 환자들에게 원하는 시간에

장기를 공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사람의 장기를 이식했을 때보다 면역 거부반응이

더 심하다는 단점이 있어, 그동안 초급성 면역거부 반응을 해결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였다.

초급성 면역거부 반응이란 돼지 등의 장기를 인체에 이식하면 인체의 면역 시스템이

돼지에게는 있고 사람에게는 없는 ‘알파 1-3 갈락토스(α 1, 3-galactose: 줄여서

‘알파갈’)’이라는 항원을 공격해 수 분~수 시간 내에 이식된 장기를 죽게 만드는

반응을 말한다.

연구진은 초급성 면역거부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대 무균 미니돼지에서 체세포(간엽줄기세포)를

체취한 뒤 유전자 조작으로 알파갈 전이효소 유전자 두 개 중 하나를 제거했다.

그 다음, 이른바 ‘황우석 식’으로 많이 알려진 체세포 핵이식 복제방식에 따라

지노를 만들어냈다. 이는 핵이 제거된 돼지 난자에 알파갈 전이효소 유전자가 없는

체세포를 주입해 수정란을 만들고, 이를 대리모 돼지에 이식해 ‘지노’가 태어나게

하는 방식이다.

면역거부반응 인자가 없는 미니돼지를 만든 나라는 한국이 미국에 이어 두 번째다.

미국은 2005년 하버드대 연구팀이 알파갈이 제거된 미니돼지의 심장을 바분원숭이에

이식해 6개월간 생명을 유지시킨 바 있다.

임교빈 교수는 "미니돼지를 이용한 장기 이식에는 초급성 면역거부반응을

없애는 것 이외에도 다른 거부반응을 없애고, 돼지 고유의 바이러스에 의한 부작용을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있어 상용화는 2017년쯤이나 가능할 것"이라며 "이번

연구는 국내에서 이종 장기 이식을 할 수 있는 기반기술을 확보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소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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