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없는 대학축제’ 놓고 힘겨루기

"술 없애자" 움직임에 주류업체 등 "무슨 소리"

5월

대학 축제 시즌을 앞두고 술 전쟁이 한창이다. 주류 업체들은 축제철을 대대적인

판촉 기간으로 정해 영업 활동에 들어간 반면, 학교-금주모임-보건소 등은 "술

없는 축제 한번 해 보자"며 설득에 나서고 있다.

오비맥주는 5월 축제 기간 중 전국 대학교를 대상으로 ‘카스 2X

서든어택 대학리그’라는 프로모션을 진행해 제품을 선전할 계획이다. 진로소주는

아직 특별한 계획은 없지만 각 대학 총학생회에서 협찬 요청을 해오면 예년과 다름없이

주류 등을 지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술 축제’에 반발하는 움직임도 만만찮다. 금주령을 내린

대학이 있는가 하면, 절주 서클이 전면에 나선 대학도 있다.

절주서클-보건소 손잡고 "폭음 이제 그만"

고려대 절주동아리 ‘참살이’는 축제를 앞두고 학생들이 ‘절주

서약서’를 작성하도록 유도하고, 술에 대한 잘못된 상식을 깨우쳐 주는 퀴즈 대회를

여는가 하면, 알코올 없는 칵테일 무료 시음회 등을 열 계획이다.

이 동아리 지도교수인 보건행정학과 이준혁 교수는 “우리의 취지는

술을 끊자는 게 아니라 절제하자는 것"이라며 "소주 반병 이상은 마시지

않는다는 무언의 규칙도 있다”고 말했다.

‘참살이’ 회장인 이상훈 학생(보건행정학과 2학년)은 “학생들의

참여와 반응이 의외로 좋다"며 "여름방학 동안에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절주 캠페인을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역 보건소가 나선 경우도 있다. 서울 성북구보건소는 관내의

국민대, 서경대, 성신여대, 고려대, 한성대, 동덕여대 등 6개 대학의 절주 동아리들이

만든 ‘성북구 건전음주협의회’를 지원한다.

이 보건소는 5월 둘째 주와 셋째 주를 ‘건전 음주 인식 기간’으로

정하고, 대학생들로부터 건전 음주와 관련된 슬로건을 공모할 계획이다. 이 협의회

회원인 동덕여대 절주동아리 ‘그린유닛’ 회원인 이윤주(보건관리학과 2학년) 양은

“가상 음주 체험 같은 이벤트를 하면 참여도가 높고 반응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학교가 금주령을 내린 곳도 있다. 연세대 원주캠퍼스는

5월 대동제를 음주 없는 축제로 만들기 위해 학교 안 주점 설치 또는 술 반입을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 학교는 올 2월 말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때도 술 반입을 금지시켜

 학부모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끊이지 않는 대학가 음주 사고

대학생의 음주 관련 사고는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2006년 3명,

07년 2명, 08년 2명 등이 술 과련 사고로 숨졌다. 인제대 보건대학원 김광기 교수가

2006년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77개 대학 중 59곳(76.7%)에서 음주로 인한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유형은 폭행이 138건으로 가장 많았고 소란 96건,

기물 파괴 68건, 교통사고 35건, 추락 13건, 익사 4건, 성폭행 3건, 자살 2건 등이었다.

리셋클리닉 박용우 원장(전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은

“대학 새내기는 축제 분위기에 휩쓸려 자신의 주량도 모른 채 술을 마시기 쉽다”며

“혈중 알코올 농도가 0.05~0.1%를 넘으면 자제력, 판단력이 떨어지는데, 이때 교통사고나

추락사고로 이어질 수 있고 또는 만취 상태에서 토사물로 기도가 막히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용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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