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는 사진에서 눈물 지우면? 전혀 안 슬퍼

눈물은 슬픈 감정을 극적으로 전달하는 수단

눈물의 위력을 보여 주는 연구 결과가 미국에서 나왔다. 눈물이 흐를 때와 흐르지

않을 때 전달되는 슬픔의 감정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는 실험 결과였다.

미국 메릴랜드대학 신경과학자 로버트 프로바인 박사 팀은 18~49세 남녀 80명에게

여러 사진들은 5초 동안 보여 주면서 사진 속 인물이 현재 어떤 감정 상태인지 말해

보라고 시켰다.

사진들은 성인 남자와 여자, 또는 어린이가 우는 사진이었지만 사진 중 일부는

흐르는 눈물을 디지털 작업으로 지운 것들이었다. 실제로는 우는 모습이지만 이처럼

눈물 자국을 지운 사진들에 대해 실험 참가자들은 ‘두려워한다’ ‘당황한 상태’

‘걱정에 싸여 있다’ 등으로는 평가했지만 ‘슬퍼한다’고 평가한 경우는 드물었다.

이런 결과에 대해 프로바인 박사는 “만약 우리에게 눈물이 없다면 슬프다는 감정을

얼굴로 표현하기가 매우 힘들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며 “눈물은 감정을 지극히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개발된 진화의 산물”이라고 밝혔다.

그는 “동물 중에도 눈물을 흘리는 경우가 있지만 그것은 악어의 경우에서처럼

오직 ‘눈에서 나오는 물’일 뿐, 인간처럼 슬픈 감정을 전달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슬프고 처절하다는 느낌을 눈물로 전할 수 있었던 우리 선조의 일부가 생존에 더

유리했기 때문에 우리는 모두 눈물을 흘릴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눈물이 특이한 진화적 산물이라는 점은 태아의 발달에서도 드러난다. 태아는 감정을

소리나 울음소리로 전달할 뿐, 눈물을 흘리게 되는 것은 생후 몇 달이 지난 뒤 시점이라야

한다. 프로바인 박사는 “인간이 왜 눈물을 흘리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진 것이

거의 없으며 의문점도 많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가짜 눈물의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눈물을 흘리지 않는 사람의 얼굴

사진에 디지털 작업으로 눈물을 추가했을 때 사람들이 어떤 인상을 받는지도 실험할

계획이다.  

이 연구 결과는 학술지 ‘진화심리학(Evolutionary Psychology)’ 최근호에 게재됐으며,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즈 온라인판 등이 9일 보도했다.

    이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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