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손 이식받은 뒤 오른손잡이→왼손잡이

끊어진 뇌-손 연결, 왼손에서 먼저 살아나

본래 오른손잡이였던 사람도 사고로 양손을 잃은 뒤 양손 모두 이식을 받으면

왼손잡이로 바뀌게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뇌와 손 사이의 끊어진 연결이

왼손부터 회복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프랑스 리옹대학 인지신경 과학센터 앙젤라 시리귀 박사 팀은 양손을 잃은 뒤

양손이식을 받은 환자 두 명을 상대로 이들의 뇌 사진을 촬영해 가면서 관찰했다.

이 둘은 모두 오른손잡이였고 의식적으로 오른손을 사용하려 노력했지만 결국 왼손잡이로

바뀐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 4월6일 자에 실렸으며, 지난 4일 프랑스에서 세계 최초로 양손-얼굴

동시 이식 수술이 성공된 지 며칠 만에 발표돼 더욱 화제가 되고 있다.

리옹대학 연구진은 2000년 사고로 두 손을 잃고 2003년 양손 이식 수술을 받은

한 사람을 관찰한 결과, 왼손과 뇌의 연결이 열 달 만에 끝난 반면, 오른손과 뇌의

연결은 26달이나 걸렸다고 밝혔다. 이 사람은 현재 왼손잡이다.

또 다른 사람 역시 1996년 두 손을 잃고 2000년 양손 이식 수술을 받았는데, 그의

왼손은 현재 뇌와 잘 연결돼 있는 반면, 오른손은 아직도 완전히 뇌와 연결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뇌가 왜 오른손보다 왼손과 더 효율적으로 재연결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한

이유를 모른다. 오른손은 좌뇌가, 왼손은 우뇌가 각각 담당하며, 흔히 좌뇌는 언어

등 이성적 기능을, 우뇌는 감성, 창조적 기능을 담당하는 것으로 확인돼 있다. 그러나

이는 확정적이 아니어서 가령 왼쪽 뇌가 사고 등으로 일부 기능을 상실하면 그 기능을

오른쪽 뇌가 이어받는 현상이 관찰돼 있다.

손이나 다리처럼 신체의 일부를 잃어도 사람의 뇌는 그 부분에 대한 연결 상태를

계속 유지하다가 점차적으로 없어진 부분 주위의 다른 기관과의 연결을 시작한다.

사지가 없어진 뒤에도 뇌가 계속 그 부위가 있는 것처럼 인식하는 현상을 ‘환상

사지(phantom limb)’라 부른다.

이 연구 결과는 영국 과학잡지 뉴사이언티스트 등이 8일 보도했다.

    김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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