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로운 기억 지우는 신경물질 찾았다

mGluR5 없으면 한번 입력된 기억 못 잊어

뇌의 망각 과정에 관여하는 신경전달물질을 찾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설크 생물학연구소 스테픈 하이네만 박사 팀은 쥐 실험을 통해 뇌 신경전달물질 ‘대사성

글루타민산염 수용체5(mGluR5)’가 망각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진은 동물실험을 통해 이 물질을 제거한 쥐와 그렇지 않은

쥐를 대상으로 미로실험을 한 결과 이 물질이 학습한 것을 잊는 ‘망각’ 과정에

관여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유전적으로 mGluR5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쥐에게 공포를 느끼게 하는

소리로 겁을 줬다. 보통 쥐는 소리가 계속 들려도 위험 상황이 발생하지 않으면 곧

그 소리에 둔감해지지만 mGluR5가 없는 쥐는 계속 공포에 시달렸다.

연구진은 또 mGluR5가 없는 쥐와 그렇지 않은 쥐를 대상으로 미로에서 탈출하기

훈련을 했다. 여러 번 시도를 통해 미로에서 빠져 나오는 방법을 쥐들은 익혔다.

그러나 미로의 구조를 바꾸자 보통 쥐들은 처음엔 헷갈려 했지만 곧 예전의 기억을

잊고 새 탈출구를 찾았지만, mGluR5가 없는 쥐들은 옛 기억을 잊지 못해 계속 ‘옛날

길’ 주변만 맴돌았다.

하이네만 박사는 “공포를 경험한 사람은 이를 잊어야 하는데 잘 못 잊어 고통을

겪을 수 있다”며 “우리가 ‘망각’ 능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약을 개발한다면

전쟁에서 돌아온 군인들처럼 공포스러운 경험을 한 사람의 기억을 잊게 도와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신경과학 저널(Journal of Neuroscience)’ 최신호에 게재됐으며

미국 과학논문 소개 사이트 유레칼러트, 미국 온라인 과학 전문지 사이언스데일리

등이 26일 보도했다.

권병준 기자 riwoo@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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