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비싼값’ 좋아하는 이유? 돈쓰는 재미 때문

똑 같은 물건이라도 비싸게 살 때 더 흥분

같은 물건을 더 비싼 값에 사면 기분이 좋을까? 좋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단,

조건이 있다. ‘더 많은 돈을 벌기 때문에 더 비싼 값에 살 수 있다’는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그리고 큰 돈을 쓸 때 흥분하는 뇌 부위는 마약을 할 때 흥분하는 뇌 부위와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간은 경제적 동물’이라는 상식을 비웃는 듯한 이러한 인간 본성은 독일 본대학교

아민 팔크 교수 팀의 연구에서 밝혀졌다. 연구진은 피실험자 18명에게 가상의 월급과

살 수 있는 물건 목록을 줬다.

단, 그 중 절반에게는 월급을 1.5배 액수로 줬지만, 주어진 물건값 목록 역시

1.5배 비쌌다. 따라서 받은 돈으로 살 수 있는 물건의 내용이나 개수는 완전히 동일했다.

예를 들자면 한 사람에게는 150만원을 주고 150만 원짜리 TV를 살 수 있다고 하고,

다른 사람에게는 100만원을 주고 똑같은 TV를 100만원에 사라고 한 격이었다.

돈의 액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돈으로 살 수 있는 물건이 중요하다면 두 그룹의

반응은 동일해야 했다. 그러나 이들의 뇌 활동을 측정한 결과는 달랐다. 같은 물건이라도

비싼 값으로, 즉 더 많은 소득 때문에 더 비싼 값에 살 수 있는 사람의 뇌가 더 흥분했다.

그리고 흥분하는 뇌 부위는 마약중독자들이 마약을 복용할 때 활성화되는 뇌 전두엽의

복내측 전전두피질(VMPFC) 부위였다. 이 부위는 보상과 관련돼 있다.

인간이 돈을 쓸 때 이 부위가 활성화된다는 사실은 알려져 있었지만, ‘더 큰

돈을 쓸 때 뇌의 보상 부위가 더 활성화된다’는 사실은 이번 연구에서 처음 확인됐다.

이번 연구는 경제학자 케인즈가 주장한 ‘화폐 환각’을 증명한 것으로 평가된다.

화폐 환각은 ‘사람들은 돈의 액수에 대한 환상을 갖고 있다’는 이론이다. 케인즈는

“노동자는 명목임금을 깎는다고 하면 저항하지만 물가가 올라 실질임금이 하락하는

것에는 저항하지 않으며, 이것은 노동자의 화폐 환각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팔크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일반적으로 소득에 따라 보상 심리가 다르게

작용한다는 것을 보여 줬다”며 “경제학자들은 전통적으로 화폐 환각에 대해 회의적이었지만

최근 여러 증거들이 화폐 환각이 옳음을 증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국립과학원 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최근호에 발표됐으며,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 인디펜던트 등의 온라인 판이 24일

보도했다.

정은지 기자 jej@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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