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피로감, 이렇게 풀자

빅게임으로 뇌에 가득찬 도파민을 엔돌핀으로 몰아내야

지난 5일부터 시작된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24일 한국과 일본의 결승전

경기로 막을 내렸다. 결국 우승컵을 거머쥐진 못했지만 한국 야구의 위상을 다시

한 번 과시했다는 데 이번 대회의 의미가 있다.

파죽지세로 달려온 한국 대표팀은 마지막 경기에서 일본에 무릎을 꿇어 현장에서

열심히 응원을 한 LA 동포들, 그리고 장장 다섯 시간이나 TV 앞을 지킨 국내 응원단을

허탈하게 만들었다.

큰 경기 뒤, 특히 아슬아슬하게 패배로 끝난 빅게임 뒤에 느껴지는 허탈감에

대해 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 강도형 교수는 “위기를 벗어날 때마다 선수가 된 것처럼

함께 열광했기 때문에 큰 경기가 끝난 뒤 공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건국대병원 신경정신과 하지현 교수 또한 “올림픽이나 월드컵이 끝났을 때도

항상 열광했던 시청자들은 허탈감을 맛보게 마련”이라며 “이런 허탈감은 기분 좋게

술을 마신 다음 날 찾아오는 무기력함이나 허탈함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가벼운 산책-운동 하면 ‘관전 피로’ 씻어낼 수 있어

숨 가쁜 야구 경기를 보고 있으면 기쁨이나 흥분, 쾌락의 감정들이 한꺼번에 몰려든다.

이 때 뇌에서는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된다. WBC 기간 동안 한국인의

도파민 분비가 최고조에 도달했었다면 이제 다시 정상 수준까지 내려오는 데는 시간이

걸리게 마련이다.

그렇기에 축제 분위기에서 벗어나는 데 일시적으로 우울하고 허탈한 분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

이렇게 가라앉은 분위기를 잘 잘 극복해내려면 경기 기간 내내 느꼈던 흥분과

즐거움을 일상생활에 적용시키는 것이 최고의 방법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강도형 교수는 “인생의 축소판과도 같은 야구 경기에서 최선을 다한 한국 선수단의

모습을 자신의 삶과 비교해 새롭게 분발하는 계기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격한 응원과 흥분을 맛본 사람들은 흥분으로 인한 육체적 피로감을 극복하기 위해

가벼운 운동을 하면 좋다. 운동을 하면 신경전달물질 ‘베타 엔돌핀’이 분비되면서

기분이 좋아지고 혈액 순환이 활발해지기 때문이다.

20∼40분 정도 스트레칭, 산책, 걷기, 조깅 등으로 몸을 달래주면 흥분된 마음은

가라앉으면서 허탈감과 피로를 극복할 수 있어 좋다.

    정은지 기자
    정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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