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으며 피우는 담배, 폐에 진짜 폐된다

호흡량 많아 폐 깊숙이까지 연기 전달

걸으면서 피우는 담배는 해악 두 가지를 더 한다. 피우는 사람 자신에게는 폐

곳곳에까지 담배 연기를 들어가게 한다는 것이며, 주변 사람들에게는 담배 연기와

불똥이라는 불편함을 준다.

중앙대병원 호흡기내과 신종욱 교수는 “걸으면 폐가 운동 상태에 들어가므로

호흡량이 커진다”며 “걸으며 빨아 마신 담배 연기는 폐 깊은 곳까지 들어가 더욱

큰 피해를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걸을 때 폐는 활발히 움직이며 호흡이 깊어진다. 몸은 운동 상태이므로 혈액 순환이

왕성해지고 세포들의 산소 요구량도 많아진다. 이런 상태에서 담배를 피우면 담배의

유해물질인 니코틴과 타르 등이 몸 구석구석의 말초 신경과 세포까지 전달될 수 있다.

신 교수는 “운동을 마친 뒤 바로 피우는 담배도 마찬가지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운동 뒤 가쁜 숨이 채 가시기도 전에 담배를 물면 몸에 필요한

산소를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게 된다는 설명이었다.

인제의대 백병원 가정의학과 강재헌 교수도 “흡연 자체가 몸에 해롭지만 걸으며

피우는 담배는 더욱 안 좋다”며 “길거리에서 피우는 담배는 건강을 해칠 뿐 아니라

자신도 모르게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준다”고 말했다.

일본에선 전철역-통학로 주변 길거리 흡연 금지

걸어가며 담배를 피우면 담배의 불꽃에 어린이의 얼굴 등이 데는 사고가 날 수

있다. 일본에서는 2001년에 치요다 구 길거리에서 흡연자의 담뱃불에 한 어린이가

눈을 다치는 사건이 발생한 것을 계기로 노상 또는 보행 흡연을 규제하는 법을 만들었다.

이 법에 따라 치요다 구의 아키하바라, 유라쿠초, 간다 등 7곳 전철역과 통학로

주변에서는 흡연이 금지되며, 적발되면 최고 2만 엔의 벌금이 부과된다. 이런 움직임은

점차 확산되고 있다.

일본 후생노동성 발표에 따르면 2003년 일본에서 길거리 흡연으로 화상을 입거나

시력저하 등 사고를 당한 어린이가 한해 4만 5천여 명이나 된다. 국내에도 길거리

흡연 피해자가 많지만 통계조차 없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보행 중 흡연을 금지하자는 목소리가 국내에서도 커지고 있다. 최근

한 포털 사이트에는 ‘보행 중 흡연금지법안 발의를 위한 모임’ 카페가 생겼다.

카페 주소는 cafe.naver.com/neversmoke.cafe.

한국금연운동협의회 김정연 간사는 “건물 실내에만 적용되던 금연 구역과 흡연

구역의 구분을 거리로 확대하자는 법안이 국회에 제출됐지만 반대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거리에서의 간접흡연, 담뱃불로 인한 사고 위험 등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는 글이 협회 홈페이지 자주 올라온다”고 말했다.

정은지 기자 jej@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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